[尹정부 세제]국외서 거둔 수익 비과세..해외에 쌓인 기업 돈 국내 유인

기사내용 요약
기획재정부 '2022년 세제개편안' 심의·의결
저세율국에 설립한 자회사 적용 대상 제외
국내 자회사서 받은 배당금 익금불산입률↑
일반·지주회사 기업구분 없애고 제도 단순화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2.07.2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정부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해외에 쌓여 있는 기업의 자금을 끌어와 국내 투자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국내 자회사 배당금 이중과세 문제도 손질한다. 기업 구분 없이 지분율에 따라 제도를 단순화고 익금불산입률을 상향해 자회사의 배당을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이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2년 세제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외국서 올린 국내기업 수익 과세 제외…해외유보소득 국내 유도

정부는 국내 법인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익금을 불산입하기로 했다. 법인 단계에서 과세된 후 배당한 소득을 법인 주주의 이익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현재 해외 자회사 소득에 대해 현지 법인세율로 법인세를 부과한 후 배당금을 모회사 소득에 포함, 현지 납부 세액은 공제한 뒤 국내 법인세율로 과세하고 있다. 이를 모회사 배당금 소득에 포함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중과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자회사의 범위도 지분율 25%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확대된다.

현행 세액공제 방식은 국내 송금 시 추가 세금 부담 문제가 있어 해외 유보 소득의 국내 송금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국은행 국제수지표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기업의 해외 유보 잔액은 지난해 기준 약 100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현재는 해외에서 법인세 15%를 과세한 후 남은 수익을 한국에 배당할 경우 국내 법인세 비율이 더 높으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해야만 한다. 하지만 세제 개편이 되면 외국에 납부한 법인세가 국내 법인세보다 낮더라도 추가적인 세 부담이 없어지게 된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해외 유보 소득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투자가 활성화되고 기업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또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 유치도 기대하고 있다.

저세율국에 설립한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에는 익금불산입이 적용되지 않는다. '디지털세' 합의로 글로벌 최저한세(15%)가 도입되는 경우 해외 저세율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형태의 조세회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 자회사 이중과세 조정을 담은 세법은 내년 배당받은 분부터 적용된다.

내국법인 익금 불산입률 상향 조정

내국법인이 국내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익금불산입률(과세제외율)도 상향한다. 현재는 일반법인과 지주회사,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으로 구분하고 지분율에 따라 30~100% 익금불산입률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업 형태 구분 없이 지분율에 따라 익금불산입률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일반법인과 지주회사 구분 없이 지분율 50% 이상은 익금불산입률 100%를, 30~50%는 80%, 30% 미만은 30%를 적용한다.

다만 지주회사의 경우 지분율 20~50%인 상장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의 익금불산입률이 80~90%에서 30~80%로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 2년 유예 기간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내국법인이 상장 자회사(지분율 60%)로부터 배당을 받는다면 현재는 익금 불산입률 50%를 적용해 50%는 익금불산입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100%가 익금불산입이 된다.

내국법인이 상장 자회사(지분율 40%)로부터 배당을 받는다면 현재는 익금 불산입률 50%가 적용되지만, 법 개정 후 80%가 익금불산입 된다. 내국법인이 비상장회사(지분율 40%)로부터 배당을 받으면 익금불산입은 현행 30%에서 80%로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고려해 기업 형태 구분 없이 익금불산입률을 적용함으로써 제도를 단순화하고 익금불산입률 상향을 통해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촉진해 배당된 자금을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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