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연속 40도" 美도 폭염..바이든 "기후변화에 3조원 투자"

황시영 기자 2022. 7. 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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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1억명 폭염 경보·주의보.. 곧 기후변화 행정명령 전망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공원에서 사람들이 걷고 있다. /AFPBBNews=뉴스1

유럽이 이상고온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북미도 기록적인 폭염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서부에서 북동부까지 약 1억명이 폭염 지대에 놓여있다.

미국 기상청(NWS)은 중남부인 텍사스주, 오클라호마주, 루이지애나주, 아칸소주, 미시시피주, 테네시주 일부 지역에 전날 폭염 경보를 내렸다. 뉴멕시코주, 캔자스주, 미주리주, 일리노이주, 앨라배마주에는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미국은 기온과 상대 습도를 결합한 열지수(Heat Index)를 활용해 폭염경보와 주의보 지역을 발표한다.

현재 미국의 폭염 경보와 주의보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1억명 이상이 된다. NWS는 "폭염 경보와 주의보 지역에 있는 인구는 물을 많이 마시고 최대한 태양을 피하라. 그렇지 않으면 열 관련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캐나다 정부도 온타리오주, 퀘벡주 남부와 서스캐처원주, 매니토바주 일부 지역에 폭염경보를 내린 상태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주 중반까지 미국 중남부와 북동부에서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일부 지역 기온이 43도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40일 연속 40도 찜통 더위를 이어왔던 오클라호마는 전날 낮 기온이 섭씨 43도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뉴잉글랜드 기상청의 카일 페더슨 기상학자는 "보스턴 지역은 이번 주부터 주말까지 5, 6일 연속으로 섭씨 32도를 웃돌 것"이라며 "평균 기온이 28도에 그친 보스톤이 6일 연속 32도 이상 기록한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특히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에선 다음주 6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40도의 찜통 더위를 경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클라호마주의 120개 관측소에서는 평균 최고 기온이 39도로 관측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46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세계 2차 대전 직후인 1936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고 WP는 전했다.

폭염에 더해 미국 와이오밍주 동부와 네브래스카주·사우스다코타주 서부, 캘리포니아주 북부는 화재 위험을 알리는 적기 경보가 발효 중이다. 적기 경보는 높은 기온과 낮은 습도, 강한 바람 등으로 화재 위험이 높을 때 발령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13개 주에서 대형 화재 85건이 발생해 약 1만2000㎢가 불탔다. 19일에도 텍사스주 7건, 알래스카주와 워싱턴주 각 2건 등 10건 넘는 화재가 신고됐다.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으나, 높은 기온 탓에 진화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각지에서는 주민들이 햇빛을 최대한 덜 받게 하기 위해 '냉각 센터'(cooling center)를 열었다. 보스턴시 당국은 폭염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더위와 습기 때문에 실내에 머무르라고 경고했다.

[서머싯=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서머싯에 있는 옛 석탄화력발전소인 브레이턴 파워 발전소에서 기후 변화와 청정에너지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위기에 맞서기 위해 나의 행정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7.21.

평소 기후변화 위기를 설파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기후변화 관련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라며 지지층이 요구해오던 국가 비상사태까지는 선포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매사추세츠주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기후변화에 비상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나라가 명백하고 위험에 직면했을 때 긴급하게 행동할 책임이 있다. 그것이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1억명의 미국인이 고온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경악스러운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위기는 우리의 매일의 일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3억달러(약 3조176억원) 규모의 연방재난관리청(FEMA) 자금을 투입, 기후 변화 및 고온 현상에 대처할 기간 시설 투자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멕시코만 인근 70만에이커(약 2833㎢) 규모 부지에 풍력 발전 시설을 건설,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백악관 기후변화 자문관인 지나 매카시는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추가 행정 명령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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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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