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영국 빅스텝 가능성에..원화 약세 꺾이나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22년만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영국중앙은행(BOE)도 다음달 8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공행진을 지속해 온 달러 강세가 진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국제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ECB는 20~2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 확실시 된다. ECB는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방침을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달 금리릴 0.75%포인트 이상 올릴 전망이어서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빅스텝을 단행하게 되면 2000년 6월 이후 22년만에 처음이 된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는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8.6% 올랐다고 발표했다. 5월(8.1%) 수치를 웃돌았고,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5차례 인상해 온 BOE도 다음달 4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27년 만에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19일(현지시간) 한 행사에서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다음달 회의에서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영국중앙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1997년 이후 처음이 된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9.1% 올라 1982년 3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유로존들이 잇따라 공격적인 긴축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14일(현지시간) 109.28까지 올랐으나 21일 다시 106선으로 밀려났다.
달러지수에서 유로화의 비중은 57%에 달한다. 유로 강세는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화가 유로화에 연동돼 강세를 보일 것이란 얘기다.
다만, 미 연준이 오는 26~27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상에 나설 예정인 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로화는 경기침체 우려에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다. 유로화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로당 0.9998달러에 거래되면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1유로=1달러' 패리티(등가) 아래로 내려갔다. 21일 현재는 다시 유로당 1.022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326.10원에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9일(1340.7원)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ECB를 앞두고 지난 18일부터 4거래일 동안 18.4원이 빠지면서 21일 1307.7원에 마감했다.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제한을 다시 재개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라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인 '노드스트림1' 수소관 정비가 마무리 되는 21일(현지시간)부터 예정대로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 발표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약화된 상황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유럽 일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6% 하락하는 등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들어 유로화의 원화에 대한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커지고 있는데 ECB가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유로 강세, 달러 약세로 작용해 원화에도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러시아가 최근 유로존에 대한 가스공급을 다시 재개하면서 유로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했지만 다시 봉쇄를 한다거나 할 경우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어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ECB가 빅스텝을 한다고 해도 단기적으로 유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해 달러 약세, 원화 강세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다음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이상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추세를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가능성이 여전히 있고, 경제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어 패리티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은 만큼 원달러 환율 역시 1300원대 초반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유로화가 올라간 가장 큰 이유가 러시아의 유럽발 '노드스트림1' 파이프라인 재개 때문인데, ECB의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수준"이라며 "다만 회의에서 경기 침체보다는 둔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향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경우에는 유로 강세, 달러 약세로 이어져 원화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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