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인하대 피의자, 부작위 살인죄 적용 여지..피해자 살릴 의도 없어"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학생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걸어 나오고 있다. 2022.07.17. dy0121@newsis.com

[서울=뉴시스]김수연 인턴 기자 =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가해자 A씨와 관련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여학생이 추락한 걸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것은 피해자를 살릴 의도가 없었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수정 교수는 "취기에 여성을 부축해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기 때문에 강간으로 인한 치사 혐의는 논쟁의 여지 없이 적용될 것이다. 문제는 건물에서 떨어지게 된 경위"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가 휴대폰을 현장에 떨어뜨리고 갔으며, 휴대폰에는 사건의 단서인 피해자가 추락한 층의 외벽이 찍힌 영상과 추락하기 전 음성이 담겨 있었다고 전해졌다.

이 교수는 "영상이 촬영된 경위는 불법 촬영물을 위한 것이라 예상된다. 그런데 목소리만 녹음돼 있었다"며 A씨에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A씨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몸싸움이 일어나 본의 아니게 외벽이 찍힌 상황이면 신체적 압력으로 피해자가 추락했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며 "만약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는 여성을 붙잡아 말리는 상황이라면 추락했을 때 119에 전화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황이 없어 휴대폰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 보인다. 없애야 하는 것이 옷가지에 묻어있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옷만 다른 장소에 숨겼다"며 "추락한 것을 알면서도 옷가지를 옮긴 것은 은폐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식을 갖춘 성인이면 3층에서 떨어진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걸 안다"며 "A씨가 피해자를 살릴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부작위 살인도 적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해자 A씨는 현재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 상태며, 이르면 내일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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