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분기 사상최대 실적 달성..영업익 2조9798억원

황혜진 기자 2022. 7. 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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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등 각종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수익 차종 위주의 ‘믹스’(차종별 구성비율) 개선과 환율 상승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이런 추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전체적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5조9999억 원, 2조979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1일 공시했다. 이는 현대차가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분기 영업이익도 8년 만에 2조 원을 넘었다. 영업이익률은 8.3%였다. 현대차의 직전 최대실적은 매출의 경우 2021년 4분기 31조265억 원, 영업이익은 2012년 2분기 2조5372억 원이다.

2분기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판매 최성수기지만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97만6350대를 판매했다. 판매량 감소에도 매출과 이익이 늘 수 있었던 데는 제네시스와 SUV,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2만5688대를 판매하며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2분기 글로벌 판매 중 SUV 비중은 52.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포인트 높아졌다. 제네시스의 GV60, GV70, GV80까지 포함할 경우 SUV 판매 비중은 55.1%로 뛰어오른다.‘값비싼’ 전기차 판매 비중도 같은 기간 3.5%에서 5.4%로 늘었다. 신장률은 49%에 달한다.

이러한 고가 차량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주로 팔렸는데 ‘때마침’ 상승한 환율과 시너지도 일으켰다.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작년 동기 대비 16% 오른 1298원이었는데 그만큼 현대차의 판매수익도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는 인도(11만6000대→13만6000대) 시장이 17.7%로 가장 큰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고,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미(22만6000대→24만1000대)와 유럽(14만7000대→15만1000대)의 판매량도 각각 6.6% 늘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해외 딜러의 자동차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는데 최근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인센티브가 줄어든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가 올해 2분기 미국 딜러들에게 제공한 인센티브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각종 악재에도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도 주효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정 회장의 전략이 성공한 분야로는 대표적으로 제네시스와 전기차가 꼽힌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국산차 첫 고급 브랜드로 G90(당시 국내 차명 EQ 900)을 내놓으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이 군림하고 있던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었던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주도했고, 출시 행사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출범 첫해인 2015년 530대가 팔린 데 이어 2017∼2019년 연평균 8만여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덮친 2020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었다. 지난 5월에는 브랜드 출범 이후 6년 6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량이 누적 70만대를 넘기도 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내연기관차에서는 후발주자였지만 전기차에서는 선두주자가 돼야 한다며 이른바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을 내놓으며 전동화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의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개발됐고, E-GMP가 탑재된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 5가 북미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현대차의 인기를 견인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5% 증가한 24만8000대로 5위를 차지했다.

올해 하반기 현대차의 실적 전망은 더욱 밝다. 노조 리스크가 사라지고, 그동안 발목을 잡아 왔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도 완화될 조짐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최근 4년 연속 파업 없이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더해 자동차 수요에 맞춰 생산 능력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해 전체적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된다.

하반기 신차 출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연말에는 신형 그랜저가 고객과 만난다.

현대차는 공격적인 투자도 단행한다.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가 오는 2025년까지 3년여간 국내에 63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가운데 이중 전기차 등 전동화 분야에는 21조 원이 투입된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현대차는 2조 원을 들여 국내 최초의 전기차 생산 전용 공장을 2025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55억 달러를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신설한다.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용 전기차 전용공장을 설립하는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부품난 완화 등에 따른 하반기의 물량 증가가 실적 증가세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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