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셀프 보상' 논란에도 민주 유공자 예우법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민주 유공자 예우법을 재추진한다. '셀프 보상' 논란에 휘말려 몇차례 주춤했던 것을 제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과 윤석열 정부 지지율 하락세에 맞춰 재추진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가능한 국민의힘과 합의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의원 169명 중 164명이 찬성 연명부에 서명해 사실상 당론이 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반대해도 단독 처리는 가능하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21일 오전 민주 유공자 예우법 제정 촉진 농성장을 방문해 "이 법은 철회된 적이 없다"며 "설훈 의원이 낸 법안은 민주화 운동 관련 구속, 해직된 사람까지 포함해 유공자로 하자 했고 이 법안은 사망하거나 큰 상해 입은 사람에 한정해서 예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 의원의 법안을 중심으로 제정을 추진 중이다. 우 의원이 2020년 9월 대표발의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은 민주유공자와 유족 또는 가족에 대해 교육지원, 취업지원, 의료지원, 대부, 양로지원, 양육지원 및 그 밖의 지원을 실시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 유공자 예우법에 대한 최근 논의는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5일 이한열 열사 추모식을 다녀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우 위원장은 당시 "국회가 정상화되고 있는 마당에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서 민주 유공자법 통과를 위해 시동을 걸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이것이 돌아가신 어머님에 대한 저의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그동안 국회 앞에서 농성하시면서 삭발까지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지금이라도 이한열 정신을 되새기면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약속드린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저는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지만 보상을 바라고 참여한 게 아니라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등록해서 인정받는 것조차 신청하지 않았다"며 "순직하고 희생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정착한 마당에 제대로 평가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한열 열사 어머니와 저는 35년 간 특별한 관계였다. 그 분의 마지막 유언이 민주 유공자 예우법을 제정해달라는 것이었어서 법 제정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추진할 단계가 아닌지 말씀드렸다"며 "적어도 생존해 있는 민주화 관련자 말고 희생된 분을 유공자로 인정하는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농성장을 찾아서도 "국민의힘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곤란하다고 하는 법 내용을 들어봐야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민의힘과 합의 처리라면 수정할 의사가 있다. 다만 이 법의 기본 취지가 공권력에 의해 희생되신 박종철, 이한열 열사 등과 고문으로 장애를 앓고 계신 분들을 유공자로 한다는 큰 골격은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수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안에는 수당을 주거나 생활비를 주거나 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4·19도 민주화 운동이고 80년대 운동도 민주화 운동인데 그 이후 돌아가신 분들은 왜 혜택을 못받는지 따져봐야 한다. 구속된 사람들도 다 혜택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건 다 철회됐다. 공정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민주 유공자 예우법을 강하게 추진 중이지만 셀프 보상 논란을 포함해 당내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우 의원이 처음 법안을 발의했을 때 이원욱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나 또한 민주화 운동 출신 의원이지만 과도한 지원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힘든 개정안"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번 재추진에도 찬성하지 않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에서 추진하기에 일단 동의했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기도 하다"며 "내로남불로 공정하지 못한 모습과 특권 등으로 당의 이미지가 퇴색됐는데 여기서 또 셀프 보상 프레임에 갇힌다면 앞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20일) 취재진과 만나 "법안 내용을 아직 본 적은 없다. 우 의원이 전날 전화로 얘기했는데 아직 의원들과 논의하지 못했고 상임위가 열리면 논의해서 당 입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안 자체가 젊은 세대로부터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기존법도 청년 세대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 민주당이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아는데 왜 갑자기 꺼내 들었는지, 젊은 세대 비판 우려를 덜어낼 만큼 새로운 내용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김희애가 14년 전 산 주차장, '500억 빌딩' 됐다…월 임대료만 '1억' - 머니투데이
- 송혜교, 3년간 안팔린 삼성동 주택 '3억 낮춰' 79억에 팔았다 - 머니투데이
- 치매 노모 차에 태워 '절벽 추락 살해'…살아남은 아들 '징역 6년' - 머니투데이
- 이혜영 "첫 결혼 때 혼인신고 괜히 해서…" 이상민 언급 보니 - 머니투데이
- "생활고 고백에 1000만원 입금"…이지혜가 뽑은 연예계 최고 '의리'는? - 머니투데이
- "해달란 적도 없었는데?" 중국은 왜 한국에 비자면제를 던졌나 - 머니투데이
- "주5일 출근 싫어? 그럼 관둬"…뿔난 직원들 "의욕 바닥, 이직 준비" - 머니투데이
- 에르메스 상속남 "1.8조 증발"…범인은 정원사 or 자산관리사? 미궁에 - 머니투데이
- [단독]아이폰도 조용히 '통화 녹음'…'익시오' 애플 앱스토어 출시 임박 - 머니투데이
- "어디서 물이 떨어져" 알고보니 '소변'…CCTV 속 중년부부 '경악'[영상]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