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지도부 "대우조선 공권력 투입하면 정권퇴진 총력투쟁"
50일째 파업 중인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과 사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중앙 지도부가 21일 경남 거제 조선소 현장을 찾아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중집) 구성원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산업은행과 정부가 책임있게 나서는 것”이라며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공권력 투입을 준비하는 것은 절박한 생존 위기에 몰린 노동자들을 적대하고 생존권을 짓밟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산업은행은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5.7%를 보유한 대주주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20일 노사간 교섭이 교착상태에 접어들자 서울에서 열기로 했던 중집 회의 장소를 거제 조선소 앞으로 변경했다. 파업 중인 하청노동자들과 연대하면서, 연일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는 정부에 경고하는 뜻도 담은 것이다. 20일 교섭에서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조선하청지회)는 당초 요구했던 30%의 임금 인상율을 사측이 요구한 4.5%선으로 대폭 낮췄다. 그러나 하청사측이 노동자들의 제1도크 점거 관련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고집해 결렬됐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투쟁상황 보고에서 “그간 교섭에서 협력사들이 민형사 소 제기않겠다고 교섭과정에서 분명히 말했는데 어제 태도를 돌변해 판을 엎었다”며 “노조가 대폭 양보했는데 이게 왜 진행이 안 됐는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단 두가지를 요구할 뿐이다. 7~8년전 삭감된 임금 30%를 되돌려달라고 호소할 뿐이다. 그리고 제발 탄압말고 헌법상 노조로 인정해달라고 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정말 절박한 요구조건을 양보하고 또 양보했는데 이제는 손배가압류를 들고 나왔다”며 “대통령과 총리는 협박할 것이 아니고 대우조선해양과 원하청 근본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해법을 내야 한다”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경찰 헬기가 하늘을 날고 경찰 병력이 공장에 들어가고 있다”며 “정부의 공권력 투입이 실현될 시 110만 조합원 전체가 거제로 집결하고, 민주노총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정권 퇴진 투쟁과 실천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민주노총 중집은 집회를 마치고 인근 모처로 이동해 회의에 돌입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과 사측은 이날 오전부터 또 다시 교섭을 진행 중이다.
거제 |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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