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게 식은 정유株..정제마진 급감에 먹구름 낀 실적
정유주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호황이 이어졌던 정제마진은 고점을 찍고 급격히 둔화될 조짐이다.
초과이윤세 등 정유사 손익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세제가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등 돌발변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초과이윤세가 도입될 경우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는 만큼 미래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어 기업가치를 할인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상장계획을 철회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로 꼽히던 현대오일뱅크가 이날 상장철회를 공식화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9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는 등 의욕적으로 IPO를 추진했다. 당초 계획으로는 오는 10~11월쯤 상장할 예정이었다.
국내 대표적인 정유사 중 한 곳인 현대오일뱅크는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지분 가운데 74.1%는 현대중공업 지주와 특수 관계인이 보유 중이다. 지난 2019년 아람코(현재 2대주주)로부터 8조원의 기업가치로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하는 등 가급적 빨리 상장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정유업계 여건이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상장을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측은 "우수한 실적에도 제대로 된 가치 인정이 어려운 시장 상황을 감안해 상장추진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철회는 이번이 3번째다. 2012년 및 2019년에도 상장을 준비하다가 철회한바 있다. 거듭된 IPO 뒤집기는 신인도 문제와 연결돼 있어 현대오일뱅크도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증시침체 뿐 아니라 현재 정유업계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장참여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현대오일뱅크 자체적으로 평가했던 공모희망가격에 크게 못미치는 가격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자 상장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계획을 백지화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정유사들은 올해 2분기까지 실적은 좋지만 하반기로 갈 수록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면 치솟던 국제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석유, 화학제품 수요둔화도 나타날 수 있다. 정유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최고수준의 이익을 거뒀음에도 증권가에선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대급 정제마진 초호황 구간에서 최근 정유업체 주가가 피크아웃(Peak-out) 우려로 조정받았다"며 "현대오일뱅크 IPO 철회도 그룹의 기업가치 관점에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구조가 매우 유사한 S-OIL의 주가하락도 상장철회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S-OIL은 지난 6월 한 때 12만원 초반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이보다 23% 하락한 9만3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6월 23일 배럴당 30.3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7월 15일 기준 6.8달러로 급락하는 등 수요둔화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정유부문 실적둔화 우려에 2차전지 부문의 실적부진이 겹치며 수익성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2만원으로 19% 낮췄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하락세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다 국제유가도 동반 하락함에 따라 재고평가 손실의 발생 가능성도 있어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는 점을 고려해 2023년과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9%, 30%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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