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명 실종·사망 정저우 폭우참사 1년..중국, 기억에서 지우기

한종구 2022. 7. 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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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지난해 기록적인 폭우로 400명에 가까운 주민이 숨지거나 실종된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우 참사를 기억에서 지우려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물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는 정저우 폭우 참사 1주년을 맞은 20일에 이어 21일까지 피해자를 추모하거나 안전의식을 높이자는 메시지를 담은 기사를 한 줄도 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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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지 언급조차 안 해..네티즌 "당국, 꽃 판매 금지하고 추모 불허"
지난해 정저우 폭우피해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지난해 기록적인 폭우로 400명에 가까운 주민이 숨지거나 실종된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우 참사를 기억에서 지우려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물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는 정저우 폭우 참사 1주년을 맞은 20일에 이어 21일까지 피해자를 추모하거나 안전의식을 높이자는 메시지를 담은 기사를 한 줄도 싣지 않았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도 폭우 피해 1주년을 회고하는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고,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게시된 정저우 참사 관련 글은 곧바로 삭제되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당국이 시민의 추모를 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저우에 산다는 한 시민은 전날 웨이보에 "오전에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지하철역과 지하차도에 꽃이 놓여 있었는데, 오후에 보니 모두 치워져 있었다"고 적었고, 또 다른 주민은 "사고 지하철역 주변 등에 사복을 입은 경찰이 매우 많이 배치된 것을 봤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꽃을 사려고 했는데, 꽃집 주인이 사고를 추모하려는 사람에게는 꽃을 팔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꽃을 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참사 1주년에도 침묵하는 자국 매체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한 네티즌은 "언론이 집단으로 실성했다"며 "인민의 추모를 금지하는 것은 황당하고 터무니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당국이 희생자 추모를 막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바이두와 웨이보 등 인터넷 공간에서는 추모 행사를 했다거나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는 글이나 사진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참사 직후에도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이 꽃으로 가득 채워지자 한밤중에 가림막을 설치해 추모를 막는가 하면 사태에 책임 있는 정저우 간부의 교체를 호소한 언론인의 글을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삭제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20일을 전후해 정저우 일대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380명(지난해 9월 30일 기준)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단기간의 강우량 자체가 엄청났던 탓도 있지만, 폭우가 극심할 때 제때 대피령이 내려지지 않음으로써 지하철역과 지하차도 등에서 피해가 컸다는 점 등으로 미뤄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많았다.

여기에 사망·실종자 정보의 상부 보고를 고의로 방해한 정황과 이미 확보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다.

중국 당국은 사망자 수 은폐 책임을 물어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저우시 당 서기 쉬리이를 면직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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