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리 신임안에 정당 세 곳 '보이콧', 내각 재통합 실패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재차 연립정부 통합을 호소하며 상원 신임 투표에 임했지만 주요 정당 세 곳이 투표를 거부해 드라기 내각의 분열이 확인됐다.
이날 투표 전 연설에서 드라기 총리는 연립정당들의 재통합을 호소하며 현재 이탈리아는 치솟는 물가 상승과 에너지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각종 현안들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전진하는 이탈리아(FI)와 극우 정당 동맹(Lega)은 드라기 총리에게 오성운동 없이 새 연립정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라며 투표를 거부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요정당 세 곳 투표 거부, 연정 분열 재확인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재차 연립정부 통합을 호소하며 상원 신임 투표에 임했지만 주요 정당 세 곳이 투표를 거부해 드라기 내각의 분열이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총리에 대한 신임안이 이날 상원에서 열렸으며,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가뿐히 통과됐다. 하지만, 드라기 내각을 구성하는 주요 연합정당 세 곳이 투표를 거부하며 상원의원 다수가 표결에 불참했다. 지난 14일 드라기 내각이 내놓은 민생법안의 지원 규모가 적다고 반대하며 투표를 보이콧한 ‘오성운동’(M5S)이 이번에도 투표를 보이콧했다. 이어 중도우파 ‘전진하는 이탈리아’(FI)와 극우 정당 동맹(Lega)도 투표를 거부했다. 드라기 총리는 신임 투표에서 승리했지만 세 정당이 내각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투표 거부로 표출하면서 드라기 내각은 2021년 집권 이후 18개월 만에 분열이 확실시 됐다.
드라기 총리는 투표 이튿날인 21일 하원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다시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그의 사표를 한 차례 반려했던 마타렐라 대통령이 드라기 총리의 두번째 사직서를 수용할 경우, 올가을 조기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의 전망이다. 앞서, 드라기 총리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민생지원 법안을 내놓았지만 최대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 오성운동이 반대하면서 연정 붕괴에 처했고, 14일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날 투표 전 연설에서 드라기 총리는 연립정당들의 재통합을 호소하며 현재 이탈리아는 치솟는 물가 상승과 에너지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각종 현안들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드라기 총리는 몇 시간 동안 토론과 다툼을 이어가며 “(연정)협약을 다시 작성할 준비가 됐는가. 내게 답을 줄 필요는 없고, 모든 이탈리아인에게 답을 줘야 한다”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최대 의석을 확보한 정당 오성운동은 드라기 총리가 자신들의 핵심 우려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총리를 지지하지 않기로 다시 한 번 결정했다. 전진하는 이탈리아(FI)와 극우 정당 동맹(Lega)은 드라기 총리에게 오성운동 없이 새 연립정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라며 투표를 거부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인 드라기 총리는 지난해 1월 대통령의 지명으로 총리가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유럽의 강경한 대응을 형성하는 데 힘 썼고, 금융 시장에서 이탈리아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립 여당의 결집을 촉구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정치는 실패했다. 이탈리아인들의 미래가 위태롭다. 이 비극적인 선택의 결과는 역사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동안 난립하는 소수 정당 등 때문에 연립 정부가 붕괴되는 일을 여러 번 겪어왔다.
현 총리에게 우호적인 또 다른 연립 참여 정당인 중도좌파 민주당(PD)의 엔리코 레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의회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 이탈리아인들은 정치인보다 자신들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투표함에서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썼다.
이탈리아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세계 경제가 위태로운 시기가 맞물려 유럽의 3대 경제 대국 이탈리아에 경제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여러 정당의) 드라기 총리에 대한 정당들의 무책임한 행보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쳐 경제위기로 치닫는 ‘퍼펙트 스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총경급 400명 단톡방, 전국경찰서장회의 예고…윤희근 리더십 ‘흔들’
- 자료까지 배포 뒤 ‘돌연 취소’…윤 대통령, 통일부 업무보고도 연기
- ‘문재인’ 16번 언급한 권성동 “문 정부 방역은 국민 얼차려 방역”
- 청와대를 ‘한국의 베르사유’로?…‘미술관+야외공연장’ 된다
- 일 ‘미투 상징’ 이토 5년 만에 최종 승소…“저널리스트로 살 것”
- 허락 없이 화장실 썼다고…라이더 밀친 음식점 주인 2심도 집행유예
- ‘전투기만은 안 된다’던 미국, 우크라 고전에 “여러 기종 검토”
- [영상] “BTS 팔 비틀고 꺾고” 정부인사 무례한 기념촬영에 ‘아미’ 분통
- “변이에 가짜 음성 나올 수 있는데” 후퇴하는 PCR 허가 기준 왜?
- 20대 남성들 “‘권모술수 권성동’ 회자된 현실, 심각성 모르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