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성동 연설에 "자기 무능을 남탓으로 돌리다니..아주 민망"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대해 “자신의 무능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등 남탓으로 돌렸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정책 성과를 보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권 원내대표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고민과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연설을 보니 국민이라는 단어가 34번, 규제라는 단어가 24번 나오는데 ‘문재인’과 ‘민주당’이라는 단어를 합치니 28번 가량 되는 것 같다”며 “여전히 남탓을 하는 것인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 정부와 민주당 탓만 할 게 아니라 집권 여당으로서, 새 정부로서 새로운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인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며 “진정 협치를 바란다면 국민께서 원하는 통 크고, 민심에 귀를 기울이며 성과로 입증하는 유능함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권 대행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과 관련해 ‘민주노총은 폐업으로 내몰린 하청업체 사장을 조롱하면서 눈 앞에서 춤까지 췄다’ ‘강성노조의 불법행위를 엄단해야 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과 국회를 보는 시각도 정말 저급하지만 노동 현장의 문제나 국민 생명·안전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말을 쏟아낸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분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다급한 상황에서 농성을 전개한 것으로 안다. 노조와 농성하는 분들은 거의 모든 것을 양보하면서까지 이 문제를 타결지으려 하는데 갑자기 없던 손해배상 문제를 거론하며 책임을 물으면서 협상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말로는 대화와 타결을 요구하면서도 실제는 물리력 행사를 위한 명분 축적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참 노사간 대화가 진행 중인데, 집권 여당의 대표가 화해 분위기를 해치는 압력성 발언을 함부로 하는 것은 지나친 일 같다”며 “가능한 한 공권력 투입 없이 노사가 원만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도 여기에 맞는 발언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의 연설을 어떻게 봤나’라는 물음에 “더 나은 국가,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해 정치가 미래로 가야 한다”며 “자신의 무능함을 남탓으로 돌리는, 아주 민망한 장면이었다”고 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3중고의 민생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자신들의 실정과 책임은 철저히 외면한 뻔뻔한 연설이었다”며 “전 정부 때리기로 국정난맥을 감출 수는 없다.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통합이 아니라 갈등으로 나아가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평가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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