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석유화학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해운·자동차는 호조"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하반기 석유화학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해운과 자동차 기업은 실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부문은 증권과 저축은행, 부동산신탁 업종의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한국신용평가가 공개한 '2022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한 경우는 26건으로, 상향 검토(19건)보다 많았다.
최근 거시 경제 환경이 각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신용등급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는 동력도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인더스트리 아웃룩(중기 신용등급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크레딧아웃룩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인더스트리 아웃룩은 우호적·중립적·비우호적으로 나뉜다. 발행자 또는 발행자의 장기채무에 대한 향후 1∼2년 이내 신용등급 방향성에 대한 전망을 의미하는 크레딧아웃룩은 긍정적·안정적·부정적 세 가지다.
한신평은 "고유가 기조와 수요 둔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을 고려할 때 범용·기초유분 중심의 석유화학 업체의 신용도 전망은 부정적"이라며 "다각화된 사업과 제품 포트폴리오에 기반한 업황 대응력, 우수한 재무 건전성을 갖췄는지에 따라 신용도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와 나프타 가격, 글로벌 경기 등 대외 환경 추이와 업체별 영업실적 변동 폭, 투자 및 차입 부담 수준 등을 점검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해운 산업의 인더스트리 아웃룩은 우호적, 크레딧아웃룩은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자동차 산업의 크레딧아웃룩 역시 긍정적이었다.
한신평은 해운 산업에 대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 등 하방 요인이 상존하지만, 실질적인 선복량 감소 효과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급격한 운임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최근 유럽 전역의 항만노조 파업에 따른 항만 적체 현상이 지속하면서 높은 운임 수준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공급부족 완화로 완성차 생산량 회복세가 지속할 전망"이라며 "풍부한 백오더(밀린 주문량)와 적은 재고, 원화 약세의 환율 환경 등에 따라 평균 판매단가(ASP)가 강세를 보여 완성차업체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생산·판매량 회복, ASP 강세 등으로 양호한 수익성과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해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봤다.
기아는 ASP 상승세와 백오더 물량, 점유율 개선 등에 힘입어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재무구조 개선 흐름도 유지되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 부문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신용등급 상향 검토가 9건으로 하향 검토(3건)보다 많았지만, 하반기에는 실적 변동성이 확대돼 일부 업종의 사업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증권 업종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해 인더스트리 아웃룩을 비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저축은행도 규제 강화에 따라 성장 둔화와 수익성 저하, 자산건전성 저하 등이 예상돼 인더스트리 아웃룩이 비우호적이라고 봤다.
부동산신탁 역시 통화 긴축 기조가 강해지면서 국내 부동산시장 조정과 분양 경기 저하가 우려돼 인더스트리 아웃룩이 비우호적이었다.
한신평은 거시 경제 환경이 불리하게 변화한 데 따라 하반기에는 전체적으로 신용 등급 상향 기조가 둔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형욱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2019∼2020년 대거 등급 하락세로부터 전환해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이어가는 국면이었다"면서 "2020년 저점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원자재가 상승, 가파른 금리상승, 지방 부동산 경기 저하 등으로 상향기조가 둔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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