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인스타 영상 올릴 때마다 '전체공개? 친구공개?' 물어야

개인정보위 '아동·청소년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공개
"개인정보 보호 수준 하향 유도하는 '넛지 디자인' 피해야"

SNS,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
중학교 2학년 ㄱ양은 친구들과 일상을 나누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릴 때마다 이전과 달리 ‘공개 범위’를 고민하게 됐다. 그동안은 ㄱ양이 올린 영상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전체 공개’가 기본값이었는데, 최근에는 영상을 올릴 때마다 팝업(도출 창)을 통해 게시물 공개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할 것인지 묻는다.

#2
ㄴ씨는 중고거래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던 중 초등학생이 고등학생인 척 올린 학용품 판매 글을 발견했다. 이에 신고 버튼을 눌러 앱 운영사 쪽에 “만 14세 미만 사용자 같다”고 알렸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8살 미만 아동·청소년이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만들 때 전체 공개가 아닌 ‘비공개’를 기본값으로 둬야 한다는 내용의 ‘아동·청소년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21일 누리집에 공개했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지난 11일 아동·청소년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주체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둔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후속 조처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를 중심에 둔 디자인 원칙에 따라 앱을 설계한 여러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은 디자인을 따를 것을 권고했다. 예를 들어, 아동·청소년이 법정 생년월일을 직접 입력하게 하거나 ‘만 14살 이상’이라는 항목에 직접 체크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이용자가 만 14살 미만인지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아동·청소년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쉬운 언어·그림·영상 등을 이용해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별도로 안내하도록 했다.

14살 미만 아동의 회원 가입이 제한된 중고거래 앱에 만 14살 미만 아동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있는 경우, 다른 이용자가 이를 신고할 수 있는 ‘이용자 간 모니터링’ 기능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가이드라인은 또한 아동·청소년이 온라인 서비스에 처음 가입할 때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기본 설정을 ‘비공개’, ‘친구 공개’처럼 높은 수준으로 설정하도록 권고했다. 이후 이를 ‘전체공개’로 변경하려 할 때도 나이에 따라 이해하기 쉬운 맞춤형 설명을 제공해 스스로 설정 변경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했다.

이어 아동·청소년이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제공하거나 개인정보 보호 설정을 해제 또는 하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넛지’ 디자인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개인정보위는 “어린이는 넛지 디자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특히 높다”며 “이같은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학계·산업계·시민단체 등의 전문가와 아동·청소년, 학부모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이를 관련 법제 마련 시 반영할 계획이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