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바닷물에서 전기, 식수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2. 7. 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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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염분차발전-해수담수화 융합 시험 장치의 실험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바닷물로 전기와 식수를 동시에 만드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에 따라 기존 해수담수화시설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해양융복합연구팀 정남조 박사 연구진이 해수담수화용 역삼투 모듈의 앞뒤에 역전기투석 발전기를 연계시키는 융합 공정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시스템으로 하루 100톤의 담수(민물)를 생산하는 실증 실험에 성공했으며, 역삼투 단일 해수 담수화 공정보다 에너지가 30%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역삼투는 삼투 현상을 역이용해서 바닷물에서 담수를 얻는 방식이다. 농도가 다른 두 용액이 있으면 액체가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이른바 ‘삼투 현상’이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배추 속에 들어있던 물이 빠져나가 숨이 죽는 것도 같은 원리다. 삼투압보다 높은 압력을 가하면 반대로 농도가 높은 바닷물에서 물이 빠져나온다.

역삼투 기술은 해수담수화 시장의 78%를 차지하지만 에너지 소모량이 많고 공정 이후 농축된 고염분의 바닷물이 다시 해안에 방류돼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역삼투 공정 앞뒤에 역전기투석 공정을 붙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역전기투석은 이온교환막을 통해 바닷물과 민물 사이로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먼저 맨 앞의 역전기투석 공정이 바닷물의 염분 농도를 20% 이상 낮추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가운데 역삼투 공정은 염분 농도가 낮아진 만큼 해수 담수화에 에너지가 덜 든다. 마지막 역전기투석 공정은 염분을 바닷물 수준으로 줄이면서 다시 전기를 생산한다.

연구진은 역전기투석-역삼투 융합 공정의 핵심 소재인 역전기투석용 이온교환막과 역삼투용 삼투막을 자체 개발했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일본 후지필름 제품과 비교해 두께는 10분의 1로 줄이고 성능은 2배로 올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정남조 박사는 “중동,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 관심이 높은 물-에너지 융합 기술로 대용량 실증의 조기 완료와 정부의 지속적 지원을 통해 글로벌 기술 선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해외 진출을 위해 하루 2000톤 담수 생산이 가능한 대용량 파일럿 플랜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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