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굳건한 수요.. 양극재 기업들 함박웃음

이윤정 기자 2022. 7. 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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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생산 기업들 잇달아 호실적
예상 뛰어넘는 수요에 불황 비켜가
재료값 판가 반영해 매출도 급성장
각사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 예고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생산 기업들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도 깜짝 실적을 내고 있다. 양극재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가운데 올 들어 급등한 니켈·리튬 등 원재료 가격까지 판매가격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국내 양극재 4사인 LG화학(051910)에코프로비엠(247540), 포스코케미칼(003670), 엘앤에프(066970) 등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가파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032억원, 55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공시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7.3%, 55.1%씩 늘어난 수준이며, 증권사의 평균 전망치(매출액 6716억원, 영업이익 320억원)를 큰 폭으로 상회한 것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번 실적에 대해 “2분기 매출은 8분기 연속 역대 최대를 경신했고,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포스코케미칼 제공

포스코케미칼을 비롯한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최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에코프로비엠(247540)은 매출액이 1조1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4% 늘었고, 영업이익도 1029억원으로 254.3% 급증했다. 증권사가 제시한 매출액 9411억원, 영업이익 680억원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다음달 중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엘앤에프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1.7%, 1113.4%씩 성장한 8664억원, 697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의 부진을 양극재 등 첨단소재가 상쇄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극재 기업의 성장은 굳건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 고객사별 상황이 제각각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전기차 산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 지금의 양극재 공급량으로는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하이니켈 양극재 수요가 회사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양극재 시장은 지난해 173억달러(약 22조5800억원)에서 2030년 783억달러(약 102조18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 들어 급등한 원재료 가격이 양극재 판매가격에 반영된 점도 이들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박진수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월별 수출입 통계를 인용해 “2분기 국내 전체 양극재 수출 가격은 kg당 44달러로, 전 분기 대비 41% 확대됐다”며 “전 분기 메탈 평균 가격 상승에 따라 2분기 양극재 판가가 전분기 대비 3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원재료의 경우 월평균 가격을 산정하고, 이를 2~3개월 시차를 두고 판가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원재료 가격 반영으로 양극재 판가가 오르는 데 대해선 우려의 시각도 있다. 당장은 양극재 기업의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요 위축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극재는 전체 배터리 가격의 40%를 차지해 양극재 가격에 따라 배터리 가격이 좌우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가격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전기차 가격을 끌어올려 결국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당장 매출이 오르는 것은 좋지만, 원재료 가격이 하루빨리 안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 수요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작년 말 기준 국내외 생산능력이 8만톤(t)이지만 2026년까지 26만t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0년 착공한 청주4공장의 3만t 증설이 이달부터 부분 가동을 시작하고, 올해 시작된 구미공장 6만t 착공 작업은 2024년부터 양산이 시작된다. 최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북미 지역 내 양극재 공장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미국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를 위한 투자액은 2025년까지 110억달러(약 14조4500억원)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12만8000t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보유한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5만4000t, 유럽 14만t, 미국 18만t 등 총 49만7800t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엘엔에프는 현재 13만t의 국내 생산능력에 2024년까지 7만t을 추가하고, 올해 하반기 중 미국·유럽 진출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 역시 올해 하반기 10만5000t에서 2030년 60만5000t으로 생산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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