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사적 채용' 역풍에 "난 방송만 14년, 인재 영입 케이스"

박민영 "여당 비판 앞서 자기 자신과 민주당부터 돌아보시라"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관련 1인 시위 벌이는 고민정 의원. 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 ‘사적 채용’을 해소하라며 1인 시위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고 의원이 ‘사적 채용’의 당사자라며 역공에 나섰다. 그러자 고 의원은 자신은 방송 경력만 14년인 ‘인재영입’ 케이스였다고 맞받았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용산에 ‘9급 별정직’으로 채용된 강릉 청년도 대통령의 친인척이 아니다. 언제부터 사적 채용의 기준이 친인척 여부였나”라고 적어, 같은 날 “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친인척이 아니”라고 한 고 의원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

박 대변인은 “(고 의원은) ‘누군가의 추천과 압력이 있었다면 불공정한 사적 채용’이라고 비판하시더니, 왜 말이 바뀌시나.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교묘한 구분 짓기로 슬쩍 빠져나가려는 술수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핵심은 고 의원도 공개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대통령실에 대변인으로 채용된 게 아니라는 사실”이라며 “여당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과 민주당부터 돌아보시라.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는 국민의 비판 앞에는 겸허할 것이나 내로남불 민주당의 공세에는 한치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맹공했다.

박 대변인은 같은 날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전용기에 탄 적 없다는 고 의원은 이것도 해명하시라”며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였던 2017년 7월 당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독일을 방문했던 코미디언 김영철씨 관련 기사를 첨부했다. 해당 기사에는 고 의원과 김씨가 대통령 전용기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렸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가 국가 행사에 민간인을 초대해 전용기에 태운 걸로 모자라 ‘셀카’까지 공개됐는데, 민주당식 논리로 심각한 국기문란 아니냐”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사과하고 설득해야 할 대상은 국민들이지 민주당이 아니다. 정치적 공세에 앞서 왜 민주당이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식으로 물타기를 한다고 해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인척도 아니고,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순방에 따라간 적이 없다”라며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자신의 경우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서도 “저 그 당시 나름 검색하면 이름이 많이 나오던 사람이었다”면서 “제가 방송만 14년을 했었다. 그 당시 웬만한 프로그램들은 거의 다 진행을 했었던 아나운서였고 그런 능력들을 인정받아 인재 영입됐던 케이스였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그 이후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시작해서 대변인까지 갔었던 것”이라며 “비교를 하려면 좀 제대로 하든지, 제대로 알아보고 하든지. 그저 말꼬투리만 잡으려는 국민의힘 행태들을 보면서 아직 정신 차리려면 멀었나 하는 생각도 좀 들더라”고 했다.

그러자 박 대변인은 다시 이날 밤 페이스북에 “‘나는 방송 14년차 인재니까 아무 절차 없이 사적 채용돼도 문제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으신 거냐”면서 “그런 인재가 전국에 고 의원밖에 없었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충분히 대체제가 있는데도 공개 채용 절차 없이 고 의원이 선택됐다면 능력 밖의 무언가가 개입됐다는 것이고 그게 바로 지인 찬스이자 사적 채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찌 그리 자기객관화가 안 되시냐. 자기객관화 또한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능력일 진데 연거푸 엉뚱한 궤변이나 늘어놓으시면서 스스로 '인재'라 칭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시냐”고 반격을 멈추지 않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