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 연비는 높이고 가격은 낮추고..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박진형 2022. 7. 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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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첫 마일드 하이브리드 도입
연비 향상에도 차량 가격은 내려가
탄소 배출 가솔린 모델대비 22% ↓
반자율주행 기능 등 편의 스펙 주목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정측면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는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첫 전동화 모델이다. 야성미 넘치는 배기음은 그대로, 연비는 큰 폭으로 개선돼 유지비 부담이 줄었다. 2.0ℓ 4기통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조합이지만 V6 엔진의 기존 가솔린 모델과 출력 차이가 크지 않고 연비 개선 효과는 얻어냈다. 유지비가 줄었는데 차량 가격까지 내려 더 매력적인 차다.

준대형 세단 기블리는 마세라티 엔트리 모델이다. 2013년 하반기 최초 출시했다. 소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급차 브랜드인만큼 모델별 생산량은 많지 않다. 섬세한 수작업을 통해 생산돼 장인정신이 깃들어져 있다. 또 희소성 높은 명품 브랜드와의 에디션 모델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만큼 수 십~수 백만대를 생산하는 브랜드와 동등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측면

외관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기존 마세라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친환경 모빌리티를 상징하는 '블루 컬러'가 일부 적용된 게 눈에 띄는 정도다. 차량 측면에 위치한 에어 밴트와 C 필러에 있는 세타 로고에 블루 컬러가 입혀졌다.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에도 블루 컬러를 적용할 수 있는데 옵션 사양이다. 에어 밴트 위에는 'GT' 배지가 자리한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브레이크, 에어밴트, GT 배지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다. 테일램프를 부메랑 모양의 LED 클러스터로 변경하면서 한층 더 젊은 느낌을 준다. 마세라티는 3200 GT와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테일램프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프런트 그릴도 바뀌었다. 독특한 마세라티 튜닝 포크 모양의 바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튜닝 포크는 극도의 순수한 소리를 공명을 통해 전달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릴 중앙에 위치한 마세라티 트라이던트 로고는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을 극대화한다.

마세라티 기블리 하이브리드 전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모델명에 하이브리드를 사용했지만 일반 풀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이가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가 엔진의 일정 부분만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연비 개선은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이뤄졌다. 국내 인증받은 복합연비는 8.9㎞/ℓ다. 실 연비는 이를 크게 상회한다. 연비 효율을 극대화한 'I.C.E' 모드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최고 14.9㎞/ℓ까지 기록했다. 도심 내 주행에서는 10㎞/ℓ에 가까운 연비를 뽑아내 놀라움을 자랑했다. 하이브리드차 중 낮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기블리 가솔린 모델 복합연비가 7.1㎞/ℓ이고 전기모터가 없어 도심연비가 크게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개선이다.

성능도 가솔린 모델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최고출력은 330마력으로 가솔린 모델 350마력과 20마력 차이다. e-부스터 덕분이다. 터보차저를 백업하는 e-부스터는 낮은 RPM에도 엔진 출력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최고 RPM에 도달했을 때 추가적 부스트를 제공한다. 최대토크는 45.9㎏·m이고 최고속도는 255㎞/h,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는 5.7초가 소요된다. 물론, 환경 보호 효과도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가솔린 모델 대비 약 22% 줄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마세라티 시그니처 배기음은 포기하지 않았다. 앰프 없이도 배기가스 흡입관의 유체역학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공명기를 활용해 배기음을 구현했다. 주행 시 마세라티 브랜드 특유의 포효하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정측면

무게 배분 개선으로 주행감도 좋아졌다. 엔진을 전면에, 48V 배터리를 후면에 장착하면서 차체 중량 배분 밸런스가 향상되면서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더욱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브렘보 브레이크는 제동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반자율주행 기능도 갖췄다. 레벨2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다. 차로 유지 보조 기능과 적응식 정속 주행(ACC) 기능을 활성화하면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차량 스스로 가·감속을 수행해 충돌을 방지한다. 다른 차량이 끼어들 경우에도 적절히 반응했다. 고급차라는 이유 때문인지 정체 구간에서 끼어드는 차량이 적었다. 마세라티 차주들이 누릴 수 있는 이점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어드밴스 브레이크 보조 기능 등이 안전 운전을 돕는다.

기블리는 실내에도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고급차답게 가죽을 비롯한 고급 소재로 마감했고 만족스러운 촉감을 선사한다. 곳곳에는 친환경을 나타내는 블루 색상의 스티치가 적용돼 있다. 가장 큰 만족감을 준 건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개선이다. 기존 4:3 비율의 8.4인치에서 16:10 비율의 10.1인치로 커졌다. 가장자리 베젤은 거의 없앴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지원하는 것도 운전자를 배려한 대표적 기능 개선이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베이스 1억1560만원,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1억2450만원이다. 이는 가솔린 모델인 기블리 모데나(1억3900만원)보다 저렴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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