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사령부서 북핵 토론회 개최..북한의 핵무기 실제 사용 가능성에 초점
미국 전략사령부에서 지난달 미국 정보 당국자와 군 관계자, 안보전문가들을 망라한 북한 핵 문제 관련 비공개 토론회가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회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확보한 데 이어 전술핵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많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전략사령부 본부에서 지난달 23~24일 북핵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토론회는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과 군 첩보를 총괄하는 국방정보국(DIA) 주최로 열렸으며, 전략사령부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만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핵 위협이 매년 열리는 토론회의 주요 주제였다는 것이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북한이 소형 전술핵 핵탄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이 여전히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북한의 핵능력이 발전한 만큼 핵무기 사용을 방지하는 데 우선순위가 두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개진됐다고 일부 참석자들이 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MIIS) 교수는 이 신문에 “많은 사람이 북한은 더 이상 비확산이나 군비 축소가 아닌 억지에 대한 도전이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됐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라고 말했다. 한 미군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0) 퍼센트”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전술핵 무기를 개발하려는 북한의 의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충돌 초기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소형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낸 참석자들도 있었다. 어떤 참석자는 김 위원장이 한·미가 자신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느끼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춘 북한은 미국으로부터의 보복 위험을 줄이고 결정적인 이점을 획득하기 위해 남한을 상대로 전술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ODNI에서 북한 담당 정보 분석가로 일했던 마커스 걸러스커스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충돌이 발생하고 격화되면 북한은 제한적인 전술핵 사용이 정권 생존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열쇠라고 아주 쉽게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토론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제한적인 핵무기 사용을 단념할지, 아니면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한 뒤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풀리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이 전술핵을 획득하게 되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 위원장이 실제로 실행에 옮길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는 문제라는 것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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