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 맞아 전국 유행.."비수도권 병상 확보 중요"

김향미 기자 2022. 7. 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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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입을 포한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명 대와 7만명 대를 각각 기록한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이 붐비고 있다. /김창길기자

여름 휴가철 시작과 함께 인구이동이 늘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의료인프라가 열악한 비수도권에서도 수도권과 맞먹는 수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어 병상 확보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만1170명으로 사흘연속 7만명대를 이어갔다. 2020년 1월 첫 확진자 발생 후 누적 확진자는 이날 기준 1900만명(1900만9080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는 107명으로 40일 만에 100명대로 올라섰다. 신규 사망자는 17명이다.

최근 피서지 중심으로 비수도권 유행세가 눈에 띈다. 이날 강원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1993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900명 이상 늘었다. 지난 19일(2009명)과 20일(2204명)에 이어 사흘연속 2000명대 안팎을 기록했다. 해수욕장 개장 전후로 일주일새 확진자 수가 2배로 뛰었다. 지난 7일간(15~21일) 지역별 주간 인구 10만명당 발병률을 보면 제주는 177.0명으로 수도권(113.1명)을 웃돈다.

지난해 7월 초 수도권에서 시작된 ‘4차 유행’은 휴가철을 지나며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8월 중순부터는 휴가지에서 수도권으로 복귀한 이들 가운데서 확진자가 나와 수도권 유행이 다시 심해졌다.

각 지방자치단체 방역당국은 해수욕장 시설 등에 손소독제 비치나 실내 마스크 착용 점검 등의 자체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거리두기를 시행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뾰족한 수가 없다. 지역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아야 하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자율방역’에 근거해 관광객과 주민들이 개인 방역수칙을 따르고, 백신 접종에 참여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올해는 지역 구분없이 일상회복 조치로 학교나 직장에서의 단체활동이 늘면서 집단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전주의 한 고등학교에선 지난 12~15일 제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 20일까지 학생 144명과 교사 15명 등 159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이 학교 인근 중학교에서도 수십명이 감염되는 등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전북도는 이날 도교육청에 집단활동을 자제하고 조기방학 등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여름 유행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가 유행하고 있어 절대 환자 수는 수십배 많다. BA.5는 국내 점유율이 47.2%에 달하고, BA.5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 감염자 1명이 추가됐다. 이 감염자는 지난 5일 인도에서 입국했으며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고 충북지역에서 재택치료를 받았다. 이후 변이 분석이 이뤄진 후인 지난 20일 켄타우로스 감염사실이 확인됐다. 가족 등 밀접접촉자 4명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화율·치명률이 델타보다 낮다.

우려되는 대목은 확진자는 비슷한 규모로 발생하는데, 비수도권은 의료인프라가 수도권에 못미친다는 점이다. 이날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7만850명 중 수도권에서 4만5명(56.5%), 비수도권에서 3만845명(43.5%)이 발생했다. 병상은 중증도에 따라 경증·중등증·준중증·위중증으로 나뉘는데, 위중증 병상만 보면 이날 기준 수도권은 1079개, 비수도권은 349개다. 비수도권의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19.5%(수도권 16.8%),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40.0%(수도권 29.5%)로 모두 수도권보다 높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비수도권에는 전담병상이 있는 거점병원들이 많이 없다. 특히 세종, 충남, 경남 등은 중등증 병상이 있는 거점병원이 하나도 없어서 준중증 병상 가동률이 올라가게 된다”면서 “이번에 확보하는 1435개 병상 중 778개가 준중증 병상”이라고 설명했다. 박 반장은 중수본이 지자체와 합동으로 병상을 점검해 1435개 중 1276개는 일주일 안에 가동이 가능한 걸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비수도권 병상이 먼저 부족하게 되면 수도권과 협조체계를 가동해야 하고, 수도권도 곧 빠르게 찰 수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전담 병상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병상이나 인력 등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논의가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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