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아찔한 15m 난간에 6명이..벼랑 끝 대우조선 하청 노사 협상

거제(경남)=김도현 기자 2022. 7. 2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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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사 간 협의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앞서 정부는 최악의 경우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사의 협상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하청지회 소속 노동자 80여명은 7명의 노동자가 불법으로 점거한 1도크 선박 주위를 감싸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평화적으로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사의 협의도 막판 진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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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불법점거가 이뤄지고 있는 1도크 선박 /사진=김도현 기자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사 간 협의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앞서 정부는 최악의 경우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 곧바로 경찰력 투입이 본격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경찰력이 동원돼도 불법점거 현장이 해산 시키기 까다로운 환경이어서 또 위험 요소가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불법파업·불법점거가 오늘(21일)로 50일째를 맞았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사의 협상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하청지회 소속 노동자 80여명은 7명의 노동자가 불법으로 점거한 1도크 선박 주위를 감싸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선박을 점거한 노동자들은 1개월 넘게 선박에 갖혀 있지만, 이들은 주·야 교대로 농성장을 지키는 상황이다.

선체 바닥에는 유최한 하청지회 부지회장이 1㎥ 규모의 철제 구조물에 스스로를 가둔 채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현장을 방문한 이 날 오전에는 10여 명의 하청지회 소속 노동자들이 유 부지회장 곁을 지키고 있었다. 나머지 6명의 노동자는 바닥면에서 15m 높이의 철제 난간에서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을 지켜볼 수 있는 도크 난간에서 7명의 점거 노동자를 지지하고 응원해달라는 사회자의 주문에 발맞춰 80여명의 노동자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미 장기화된 시위에 많은 이들이 지친 모습이었다. 박수와 환호는 잠깐이었고, 대부분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이날의 경우 바닷바람이 세고 볕이 뜨겁지 않았지만, 점거가 이뤄지고 있던 동안에는 폭염과 폭우가 반복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도크 주변에 대기 중인 경찰. 약 300여명의 경찰이 현재 옥포조선소 내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도현 기자


현장 관계자는 공권력 개입이 현실화돼도 해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부지회장이 위치한 곳은 선체의 바닥 면이지 지상과 곧바로 연결된 것은 아니었다. 선박 블록을 밑에 자리한 3m 높이의 구조물에 올라야만 바닥 면에 오를 수 있다. 10~15m 간격으로 한 사람이 겨우 드나들 수 있는 사다리를 통해야만 접근할 수 있다. 대규모 경찰력이 들어오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할애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 부지회장의 철제구조물은 출입구가 용접돼있다. 철수를 위해선 구조물을 해체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격렬한 저항이 예상된다. 시위 시작 때부터 시너 2통을 소지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구조물이 1㎥에 불과해 제압·해체를 동시에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6명이 올라선 난간도 좁고 가파른 철제 계단을 통해서만 오르내릴 수 있다. 해산이 시도될 경우 경찰·노동자 모두가 위험하다.

조선업계는 이 지점을 우려하고 있다. 공권력 투입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소속 노동자들의 결집을 이끌게 되고, 다른 조선소에서도 이와 유사한 농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우조선해양 근심은 더욱 크다. 조속한 종식을 바라면서도 공권력 투입에 따른 인명피해 우려와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예상 가능한 추가 피해 근심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이달 말 기준 피해액은 8165억원에 달하며, 내달 말까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1조3590억원의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평화적으로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사의 협의도 막판 진통 중이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협상 과정에서 양측은 임금인상률 등에선 상당수 합의를 이뤘지만 손해배상 소송의 취하 여부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화를 재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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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경남)=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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