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집 학대' 교사·원장 모두 2심서 법정구속[영상]

법원, 교사·원장 9명에 실형 선고..법정 구속되자 오열하며 쓰러지기도

학대 모습이 담긴 어린이집 CCTV 영상 캡처. 학부모 제공

'제주 어린이집 학대 사건' 교사와 원장 등 9명이 2심에서 모두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원생 학대 건수만 350여 차례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경종을 울렸다.

21일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방선옥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 김모(41‧여)씨 등 8명에게 각각 징역 4개월~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교사들 중 학부모와 합의한 교사 4명에 대해서는 원심 형량을 감형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학대 방지를 위한 주의‧감독을 소홀히 하고, 한 피해 아동 학부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원심에서 징역 6개월과 벌금 5천만 원을 받은 원장 김모(64‧여)씨의 항소도 기각했다. 앞서 원심에서 유일하게 벌금 1천만 원을 받은 교사 장모(56‧여)씨는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지난 2월 1심에서 모두 실형을 받았지만, 용서받을 기회를 주고자 법정 구속되지 않거나 출산 등의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던 교사들은 이날 실형 선고로 모두 법정 구속됐다. 법정 구속되자 교사와 원장 9명은 피고인석에서 "정말 죄송하다"고 울먹이며 말하거나 오열하며 쓰러지기도 했다.

한 교사가 아동에게 바나나를 강제로 먹이는 모습이 담긴 CCTV영상. 학부모 제공

재판부는 먼저 교사들에 대해 "피고인들은 교사로서 만 1세에서 6세에 불과한 영유아를 상대로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했다. 학대 횟수도 많을뿐더러 반복적이었다. 피해 아동 중에는 장애아동도 있다. 놀이기구를 던지거나 다른 아동에게 친구를 때리게 하는 등 학대 방법도 다양했다"고 말했다.

"특히 교사의 학대를 말리기는커녕 함께 학대를 하기도 했다. 학대 후에는 우는 아동을 앞에 두고 서로 웃기도 했다. 매몰차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 교육이나 훈육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교사들을 상대로 학대 예방 교육을 성실히 이행했다고 하지만, 불과 수개월 사이 학대만 350여 건에 이른다. 교사들은 어린이집 CCTV 앞에서 대놓고 학대했다. CCTV만 제대로 확인했으면 됐지만, CCTV 모니터 화면을 꺼놓는 등 방치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이러한 정황을 보면 주의‧감독을 성실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사건이 불거지자 다른 학부모에게 한 피해 아동 학부모를 폄훼하는 발언을 해 사건을 무마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한 교사의 학대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학부모 제공

전국 최대 규모 '제주 어린이집 학대 사건'은?

앞서 지난해 2월 15일 제주시의 한 장애통합어린이집에 다니는 두 살배기 아동이 양 귀에 피멍이 든 채로 귀가했고, 다음날(16일)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이 2020년 11월 9일부터 지난해 2월 15일까지 해당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일수로 2개월 치)을 분석한 결과 교사들이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정황을 확인했다.

어린이집 CCTV 영상 속 교사들은 원생들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몸통을 찼다. 검‧경 수사 결과 교사들의 신체적 학대만 351건에 달한다. 피해 아동은 장애아동 11명 등 29명이다.

법정에서 공개된 학대 영상을 보면 한 교사는 아동이 바나나를 먹는 것을 거부하는데도, 턱을 잡아 강제로 먹였다. 아동의 고개가 뒤로 크게 젖혀지고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강압적이었다.

다른 교사의 경우 아동의 발을 손으로 잡은 채 바닥으로 계속해서 강하게 내리쳤다. 또 이 교사는 한 아동이 바닥에 음식을 흘리자 식판을 들고 있던 아동을 강하게 밀어 넘어뜨렸다.

한 교사의 학대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학부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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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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