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소' 새 쟁점으로..대우조선 파업사태 '산은 역할론' 주목

김상훈 기자 2022. 7. 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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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한 노사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공이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50여 일간 지속된 파업으로 이미 대우조선의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면책 요구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산은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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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영향 손실액 1조원 전망..사태 장기화시 산은 책임론 불가피
"대주주로서 대우조선 의사결정 관여 상황 생길 수도..계속 예의주시"
사진은 서울 중구 대우해양조선 사옥의 모습 .2017.4.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대우조선해양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한 노사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공이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50여 일간 지속된 파업으로 이미 대우조선의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면책 요구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산은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사는 전날(20일) 12시간 넘게 협상을 벌였지만 손배소 문제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재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노조는 파업 행위와 관련해 본사 측이 손배소를 제기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본사와 협력사 측은 피해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소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는 그동안 쟁점 사항이었던 임금 문제와 관련해선 사측이 제시한 임금 4.5% 인상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야당과 노조 측은 대우조선의 채권단이자 지분을 55.7% 보유하고 있는 산은에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하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18일 여의도 산은 본점을 찾아 경영진들에 "산은이 전향적 태도로 사태 해결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강석훈 산은 회장과의 면담도 요청한 상태다.

21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협상을 재개하고 있다. 노사 협상은 전날 마라톤 협상으로 극적 타결 기대감이 높았지만 손해배상 소송 취하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022.7.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하지만 대주주임을 근거로 한 상장사의 하청 노사 간 쟁점 사안에 대해 전면적으로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현재까지 산은은 대우조선 파업 사태에 협상 당사자로서의 참여를 자제한 채 한발 물러서 사태를 파악하는 데 집중해 왔는데, 손배소 취하 문제 역시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사태를 손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산은이 대우조선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청 노조의 파업이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경우 매출 감소와 고정비 손실에 따른 피해규모는 8165억원이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8월 말까지 지지부진하면 대우조선이 입을 피해는 1조35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는 등 국면이 일촉즉발로 치닫는 분위기도 부담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빨리 불법 행위를 풀고 정상화를 시키는 게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산은 안팎에선 파업 이슈가 장기화될수록 대우조선 재매각 문제는 계속해서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채권단으로서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강병호 산은 구조조정본부장은 지난 19일을 비롯해 최근 주기적으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본사에 내려가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사태 진화에 진력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단순히 하청 지회와 하청사 간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지금 대우조선의 생산 등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대우조선도 원청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해 관여될 수 없는 상황이고 대주주인 산은도 대우조선 의사 결정에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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