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당국 민생안정 주문에 "적극 지원"
기사내용 요약
금융지주 회장들 "서민 취약차주 부담 경감 지속"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국내 5대 금융지주사들이 전쟁 장기화로 물가가 치솟고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민생안정 대책에 적극적으로 발맞추겠다고 뜻을 모았다. 앞으로 금융당국과 활발히 소통하면서 금리 인하와 원금 감면 등 취약차주들의 부담 경감을 지속할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이행과 관련한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했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해외출장 중으로 배부열 부사장이 대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최근 물가 급등과 금리 상승 상황에서 대응여력이 미약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발표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이행에 대한 금융권의 정확한 내용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의 추진현황 및 계획'을 통해 오는 10월부터 최대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설립해 연체 90일 이상 부실차주에 대해서는 60~90% 수준의 과감한 원금감면을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청년·서민의 투자 실패 등이 장기간 사회적 낙인이 되지 않도록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여러 가지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 민생 안정을 위해서 혼을 다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우리 국민들과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회장은 "이런 부분을 세밀히 살펴보고 소상공인과 청년 등 서민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논의를 해보도록 하겠다"면서 "금융 분야 민생안정 대책이 발표가 됐는데, 그 부분을 비롯해서 정부 정책에 발맞춰서 우리 민간이 함께 하면서 나누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민생의 어려움이 많아 금융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민생안정 자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자체적인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잘 준비해서 어려운 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자체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고금리 개인사업자에 대해서는 금리를 깎아주고 내입 없이 연장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저소득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위해 청년내일저축을 실시해서 5%의 금리를 주고 있다.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금융지원을 위해서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9월에 (코로나19 피해)소상공인 대출이 만기가 되는데, 중단하는 것보다는 차주별로 (지원)프로그램을 통해서 연장해 주는 게 소상공인들한테도 좋고 금융기관들 건전성에도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 (정부 지원 정책에)공감을 하고 있다"면서 "규제 완화는 여러 차례 실질적으로 협조를 해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확충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배부열 농협금융 부사장은 "농협은 농업과 농촌 지역사회를 복원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특수성이 있다"며 "최근에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과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자체 금융지원책을 지속 지원토록 하겠다. 금융당국에서도 농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함께 살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배 부사장은 "9월말 종료되는 코로나19 금융 지원의 연착륙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하도록 하겠다"면서 "국내 최대의 금융 네트워크와 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생활금융 플랫폼을 통해 좀 더 쉽고 편하게 도움이 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발표한 금융규제혁신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금융지주들의 다양한 애로사항과 건의사항도 청취했다.
김 위원장은 "안팎으로 위기 국면에 놓여있으나, 금융산업 혁신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규제개혁의 성패는 현장에서 얼마나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전략적 과제를 발굴해 제시하느냐에 달려있는 만큼 금융지주들은 관심과 적극적인 과제 발굴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제안된 과제에 대해서는 속도감 있게 검토해 구체적인 결과물로 응답하겠다며 강도 높은 규제혁신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초연결 초격차라고 얘기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금융은 과거에 대면 중심이었던 영업 개념과 분리된다"며 "변화가 일어나고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이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윤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맞게 어떻게 우리가 새판을 짤 것인가, 금융과 비금융의 복합 상황에서 (혁신을)적용하고 수용하는 그런 체제를 어떻게 개편할 것이냐는 게 숙제로 남아있는 것 같다"면서 "새로운 규제를 피해서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새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금융개혁이 우리 국민과 고객들이 실감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도록 민간 부문에서도 적극 협조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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