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훈고,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서울서만 열 번째
서울 영등포구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장훈고등학교가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전환이 확정되면 서울의 자사고 중 자발적으로 일반고가 된 10번째 학교가 된다. 윤석열 정부에선 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대신 존치시킬 것으로 전망됐지만 학생 모집의 어려움과 재정적 부담을 겪은 자사고가 스스로 일반고 전환을 결정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서울시교육청은 장훈고가 지난달 29일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법령에 따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심의와 청문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교육부에 동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장훈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돼 교육감이 학생을 배정하게 된다.
장훈고는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신입생을 모집하기 힘든 상황에서 재정 부담이 커져 자사고 지위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고와 달리 무상교육 지원을 받지 못해 학비가 비싸기 때문에 2020학년도부터 3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 일반전형으로 238명을 모집하기로 했으나 지원자는 정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9명이었다. 장훈고는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4.4%가 일반고 전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앞서 동양고(2012년)와 용문고(2013년), 미림여고·우신고(2016년), 대성고(2019년), 경문고(2020년)가 일반고 전환을 택했다. 올해 들어선 동성고·숭문고·한가람고가 이미 일반고 전환을 완료한 데 이어 장훈고까지 자사고 포기 대열에 합류했다. 한 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27개교에 달했던 서울의 자사고는 장훈고의 일반고 전환이 완료되면 17개교로 줄어든다.
장훈고는 자진해서 일반고로 전환함에 따라 향후 2년간 25억원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지원액은 기존 재학생의 등록금 감면과 교직원 인건비, 학교·교육과정운영비 등에 쓸 수 있다.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내년에 2·3학년이 되는 기존 재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받는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와 함께 외국어고, 국제고 등의 일부 특수목적고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예정대로라면 2025년부터 자사고는 사라진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자사고와 외국어고 등을 존치하는 내용이 담긴 고교체계 개편을 국정과제에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다시 시행령 개정 과정을 거쳐 자사고 유지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정부의 고교체제정책 추진 시 고교서열화로 이어지는 학교 유형의 다양화보다 학교 내 교육과정 다양화를 지향하는 시대적 흐름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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