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감염자 찾는 전국민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 9월초 결과
코로나19 후유증 '롱코비드' 조사 내달 말 착수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국내에 코로나19가 유입된 이후 처음으로 시행되는 대규모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의 결과가 오는 9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조사로 기존 통계에서 벗어난 '숨은 감염자' 규모를 찾아내 더 정확하고 과학적인 코로나19 위기 대응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역학회와 진행 중인 '지역사회 기반 대표표본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를 위해 현재 지역, 연령, 유병률 등 특성을 반영한 인구통계학적 대표 표본을 선정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조사는 지난 12일 본격 착수에 돌입했고, 결과는 9월 초에 발표된다.
방역당국은 당초 분기별로 1만명씩 올해 총 3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항체양성률 조사를 5월 중 착수한다고 밝혔으나, 절차상 문제로 계획이 2개월가량 지연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의 5세 이상 주민 1만명 표본에 대해 코로나19 자연감염으로 생성된 항체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질병청과 한국역학회, 전국 17개 시·도청과 시·군·구 258개 보건소, 34개 지역 대학 등 지역사회 관계기관이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에게는 다음 주부터 설명서와 안내문을 보내 참여 동의를 받고, 조사원이 참여에 동의한 가구를 방문해 간단한 설문조사 후 채혈 일정을 조정한다.
이후 대상자들은 8월 첫째 주부터 보건소나 지정 협력의료기관을 방문해 채혈에 참여한다. 확보된 검체는 전문검사기관으로 이송돼 항체검사를 받게 된다.
연구책임자인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는 "자연감염으로 생성된 항체를 분석해서 지역사회의 정확한 자연감염자 규모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백신접종으로 형성된 S항원이 아닌 자연감염으로 획득한 N항원에 양성을 보이는 사람을 파악, 감염은 됐으나 확진 판정은 받지 않아 통계에서 제외된 '숨은 감염자'(미확진 감염자)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교수는 "미확진 감염자를 통한 감염 전파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항체조사로 미확진자 집단의 역학적 특성을 파악하면, 방역대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백신접종을 강조하는 데 주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과정에서 대상자들의 기확진력, 예방접종력, 기저질환력 등은 설문조사로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김 교수는 이번 조사가 면역도를 파악하는 검사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BA.5 등 새로운 변이 확산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조사로 지역사회 내 정확한 감염 규모를 파악하고, 감염병 유행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9월 조사 결과가 나오면 BA.5가 주도하는 여름철 재유행에 대응하기에는 늦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이번 조사로 숨은 감염자의 역학적 특성을 파악해 어떻게 확산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초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며 "이 정보로 확산 위험이 높은 지역·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며 과학적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전과 같은 일괄적인 방역조치로 전 국민이 피해를 보고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만성 코로나19 후유증, 일명 '롱코비드'에 관한 대규모 조사는 다음 달 시작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후유증 대규모 조사의 주관 연구기관 선정을 위한 공고(7월 1∼18일)가 완료돼 선정 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8월 말 주관 연구기관과 협약 체결을 하고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로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대규모 코로나19 증후군 코호트(집단)를 장단기적으로 관찰하고 심층적으로 연구해 양상과 원인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코로나19 후유증 치료·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과학적 근거를 신속히 확보하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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