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온라인 개인정보 안내는 따로'..정부 방침

기사내용 요약
개인정보위,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 후속 조치
아동·청소년 눈높이에 맞은 개인정보 이용 안내토록 권고
네트워크 이용해 개인정보 전송할 수 있는 기기 제조·개발자 역할도 담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아동·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개인정보 안내 및 안전장치 활성화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사진은 네이버 회원 가입 메뉴에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에 대한 어린이용 안내 화면. (사진=네이버 회원가입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 최근 포털 네이버에 가입한 10세 A군은 ‘어린이용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 안내’를 확인했다. A군은 “어린이용 안내를 통해 홈페이지를 이용할 때 내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올해 17세 B양은 친구들과 일상 영상으로 찍어 틱톡을 통해 공유한다. B양은 틱톡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친구·팔로워 등으로 공개 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B양은 “공개 범위 설정 메뉴가 있어 (공개 여부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고 전했다.

앞으로 온라인 서비스에서 아동·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개인정보 안내 및 안전장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아동·청소년의 안전한 온라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네이버 등 일부 온라인 사업자들이 정부 방침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제도가 활성화되는 데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 대상을 14세 이상 청소년까지 확대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 11일 발표한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 후속 조치다.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 등이 준수할 필요가 있는 사항을 알기 쉽게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부터 학계·산업계·시민단체 등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반 논의를 통해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하고, 아동·청소년,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완성했다.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제시하고, 아동·청소년 연령을 기준으로 개인정보처리자 유형을 나눠 법적 의무사항과 권장사항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처리자를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 ▲만 14세 이상 만 18세 미만 청소년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로 구분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만 규정하고 있어, 보호 대상 범위를 청소년까지 확대 적용한 것이다.

또 개인정보처리자가 점검해야 할 항목을▲기획·설계 ▲수집 ▲이용·제공 ▲보관·파기 ▲권리·보장 등 개인정보 처리단계별로 나눠 사례와 해외 동향을 중심으로 알기 쉽게 안내토록 권고했다.

이어 개인정보 보호 중심 설계 원칙(PbD)에 따른 서비스 기획을 위해 필요한 적절한 연령 확인 방법,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기본값 설정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적절한 연령 확인 방법은 법정 생년월일을 직접 입력하거나 만 14세 이상 항목에 스스로 체크하도록 하는 방법 등이다.

법정대리인 동의 방법 및 수집한 법정대리인의 정보 파기 시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그인을 위한 개인정보 제3자 제공 시 법정대리인 동의 의무, 아동·청소년 대상 맞춤형 광고 제공 시 유의사항도 명확히 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이 개인정보 열람, 정정·삭제 등 자신의 권리를 쉽게 행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자기게시물 접근 배제 요청 시 조치방법, 권익 침해 구제 안내 예시 등도 수록했다.

네트워크 연결된 기기 제조사도 개인정보 중요성 인지할 수 있는 내용 담아

개인정보처리자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장난감·기기, 앱·서비스 등을 제조·개발하는 제조사 등의 역할과 보호자가 참고할 수 있는 내용도 담았다.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아동의 개인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기기 제조 시에도 개인정보 보호 중심 설계 원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자가 개인정보 처리 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을 권고했다.

아동용 완구 제조 시 권장 사항으로 ▲개인정보가 수집되는 경우 다양한 방법(음성·불빛)으로 이용자에게 고지 ▲아동의 개인정보 전송·저장 시 암호화·안전한 파기 등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반영 등을 담았다.

보호자 편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연령을 ▲미취학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중·고등학생 등 총 4단계로 나눠 해당 연령대별 특성에 맞는 보호자 역할과 교육 방법 등을 안내했다.

개인정보위는 학계·산업계·시민단체 등 전문가, 아동·청소년, 학부모 등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향후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법제 마련 시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최장혁 개인정보위 사무처장은 “그간 많은 논의와 연구를 통해 가이드라인에 사업자들이 실제로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해외 동향을 개인정보 처리단계별로 풍부하게 담고자 노력했다”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이 디지털 시대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 보호를 이끌어 나가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