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나와의 단일화로 정권교체했지만..정부·여당 기대 못미쳐"

2022. 7. 21. 11: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기전대론 반대 의사 표명..당내 경쟁자 김기현과 차별화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징계로 인해 빚어진 당 대표 공백 상태를 놓고 조기 전당대회 찬반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차기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던 안철수 의원이 조기 전대론에 대해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안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연이어 승리하게 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혼란에 빠져 있다"며 "의원총회에서 결의한대로, 현 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당 대표의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 조기전대론은 주장하더라도 당장 실현될 수 없으며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지금 당장은 당 지도부를 포함한 집권당 구성원들은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모범을 보이고, 내부에서부터 일치단결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은 엄중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지금은 하루 빨리 대한민국의 복합위기를 극복할 최고사령탑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뭉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내로남불로 실망한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로 지난 정권을 심판하고 새로운 정부여당에 변화를 기대하셨지만 아직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안 의원은 특히 "정권교체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며 "윤석열 후보와 저와의 단일화로 행정부의 정권교체는 이루었지만,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해야만 입법부에서 정부·여당이 약속한 개혁과 민생문제 해결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그것이 진정한 정권교체일 것"이라고 내후년 총선을 언급했다. 그는 "당의 안정과 화합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저부터 당의 대동단결과 위기극복을 위해 모범을 보이고 헌신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이 지금 혼란스러운 것도 솔직히 사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국정의 중심이자 사령관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과 정이 힘을 모아서 다시 똘똘 뭉쳐서 단합하고 민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재강조했다.

안 의원은 입장문에서 밝힌 '이준석 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라는 표현에 대해 "당 대표의 거취가 결정되기까지는이견 없이 똘똘 뭉쳐 가는 것이 정부·여당의 책임있는 자세"라며 "대표 관련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지금 현재의 체제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전적으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다만 안 의원은 '이 대표가 6개월 후 대표직에 복귀하는 것이 맞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조만간에 해소되길 바란다"며 "지금 현재 여러 가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까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이 대표의 지역 방문 행보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자숙하는 형태가 아마 이 대표와 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권 직무대행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는 "현 당대표의 거취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몇 번 국민들의 정서와 다른 발언들 때문에 본인으로서도 곤혹스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다시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현은 '조기 전대론'에 더 무게…"李 복귀하면 여당 내홍 더 격화"

반면 안 의원과 함께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은 조기 전대론 쪽에 좀더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당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는데 이 추세가 지금 멈추지 않고 있다"며 "집권 초기 불과 2달여 만에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이게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의원들의 의정활동 방식이 평상시처럼 이럴 것이 아니라 완전 전시체제로 들어가서 의정활동 방식에 대한 치열한 고민도 필요하고 구체적 액션 플랜도 있어야 한다"며 "이런 일들을 다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하고 또 사후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지금 이렇게 비상 체제, 비정상적 임시 시스템으로는 역부족 아니냐"고 했다.

김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를 하면서 하도 바빠서 치과 치료를 받아야 되는 걸 1년 이상 미뤄놓고 있었는데 원내대표(임기)를 마치고 나서 치과를 갔더니 많이 나빠졌다고 하더라"고 자신의 원내대표 경험을 언급하며 "그러니까 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 짐이 무거워도 보통 무거운 게 아니니 이 무거운 짐을 함께 들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현재 권성동 원내대표가 맡고 있는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는 당헌당규에 대한 해석 결과로 나온 것이고 저는 그 해석이 옳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과연 우리 당이 지금 당헌당규에만 부합하면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것이냐, 그것이 과연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모습으로 1년 반 남은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냐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치인이 당헌당규만을 갖고 할 수 없지 않느냐. 결과적으로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해야 하고 몸부림을 쳐야 한다"며 "'그래도 할 수 없죠', '그냥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것이 살아 있는 정당의 모습이냐. 그래서 이 문제는 책임 있는 분들의 정말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책임 있는 자들의 고민'이라는 것이 예컨대 이준석 대표의 대표직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김 의원은 부인하지 않으며 "예를 들어 지금 직무대행 체제가 6개월 간다고 하면 12월 무렵에 이 대표가 다시 대표로 복귀하게 될 텐데, 이 대표에 대해서 한 징계가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은 사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든 옳지 않은 결정이었든 상관없이 만약 그래서 이 대표가 다시 당 대표로 복귀한다면 결과적으로 봤을 때 여당의 내홍은 더 격화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가 대표직에 복귀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당내 유력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나타낸 발언이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복귀하면) 언론에서 '아 다 끝났다', '아무 문제가 없다' 이렇게 평가한다고 생각한다면 비정상적 평가 아니겠느냐"며 "당 대표가 6개월 동안 당원권이 정지됐다가 다시 복귀를 했다, 그런데 별 문제 없이 잘 돌아간다, 이렇게 평가한다고 하는 것은 사실 무리한 얘기 아니냐"고 재차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 조해진 의원은 이날 직무대행 체제 유지도, 조기 전대 개최도 아닌 비대위 구성 주장을 들고 나왔다.

조 의원은 "대선에서 이기고 지방선거에서 이기자마자 우리가 잘한 것처럼 착각하고 안주하고 우리 안에서 알량한 기득권, 주도권 갖고 다투는 모습만 보였다"고 당내 상황을 비판하며 "벌써부터 당권경쟁에 돌입한 듯한 그런 모습들, 그리고 정말 국정의 난제들이 쌓여 있는데도 집권당이 정부를 도와서 대통령을 뒷받침해서 그걸 해결하는 데는 별 역할을 못 보여주고 당내 주도권 싸움, 헤게모니 싸움, 당권 경쟁에 벌써부터 쏠려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런 것들이 국민들의 기대하고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모습"이라고 안철수·김기현 의원이나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의 갈등설을 싸잡아 겨냥했다.

조 의원은 "직무대행 체제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하나씩 노출이 되고 있으니까 저 같은 경우 비대위로 가야 된다고 처음부터 주장을 했는데 역시 비대위로 가는 게 맞았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하게 된다"며 "꽉 막힌 당정 난맥을 확 뚫어줄 그런 비대위원장이나 위원들을 채워야만 (극복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정부가 어려운 과제들을 잔뜩 안고서 가장 나쁜 상황에서 국정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야 되는 상황인데, 그걸 뒷받침해야 할 집권당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쌍두마차가 돼서 전력질주를 해도 그걸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정도"라며 "그걸 한 사람이 다 맡아서 1인 체제로 가면 기본 일정도 소화가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