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가해자 휴대폰 속 '외벽·음성'..이수정 "살인 고의성 중요 단서"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 A씨가 지난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인하대학교 성폭행 사망 사건에 대해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가해자에게 '부작위 살인'을 적용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식을 갖춘 성인이라면 3층 건물에서 떨어지면 사망 가능성, 중상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예상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가해자는 피해자를 살릴 의도가 없었고 조금 세게 말하자면 '죽어도 그만이다'라는 생각까지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 자체가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강조하며 부작위 살인 적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범행 현장에서 확보된 피의자의 휴대전화도 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휴대전화에는 피해자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층의 외벽과 두 사람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음성이 담긴 영상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외벽이 찍힌 시간대가 여성이 떨어지기 전이냐, 다음이냐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만약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몸싸움이 일어나 여성이 추락하게 됐고, 그래서 외벽이 촬영된 것이라면 신체적 접촉과 압력으로 여성이 추락했다는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추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교수 2021.12.14/뉴스1

몸싸움이나 피해자가 뛰어내리려는 것을 가해자가 말리다 추락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이 교수는 "(그랬다면) 숨길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바로 119에 전화해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입증해야 면책을 받을 수가 있다"며 "그런데 가해자는 추락한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 옷가지를 제3의 장소에다 숨겼고 이것은 무엇인가를 은폐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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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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