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단일화" 박용진 "스크럼" 박주민 "열려있다"'..97그룹 '비명연대' 주목

2022. 7. 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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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재선의원 모임 주최 '재선 당대표 후보 토론회'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등 97 후보 모두 참석
강병원 "컷오프 전 단일화 선언", 박용진 "스크럼 짜야"
강훈식·박주민도 "열어놓고 생각", 비명 후보로 확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97(90년대 학번·70년대생)그룹 후보들이 21일 한자리에 모여 토론회를 가진 자리에서 ‘비명(비 이재명) 단일화’ 공식 제안이 나왔다. 예비경선(컷오프)을 일주일 앞두고 사실상 ‘1강’ 후보인 이재명 의원과 본선에서의 ‘1대 1’ 구도를 만들어 경쟁하자는 비명계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재선의원 모임은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등 이른바 ‘양강양박’ 당대표 후보들을 모두 초청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모두 재선 의원이기도 한 이들 후보 대다수가 그동안 이재명 의원과 거리를 두고 비판해 온 비명계로 분류되는 만큼, 단일화 관련 언급이 나올지 당 안팎 관심이 쏠렸다.

물꼬는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선언을 했던 강병원 의원이 틔웠다. 그는 이날 토론회 직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6명의 후보들에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공식 제안하며 이날 토론회에서 관련 논의를 예고했다.

강병원 의원은 이어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어도 무관하다면, 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고 7명이나 출마한 것은 이에 대한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 자리에서 컷오프 이전에 단일화에 함께하자는 선언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7그룹 중 누가 살아남든지 단일화해서, 우리를 지지한 의원들의 뜻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은 즉각 이에 화답했다. 그는 “단일화와 관련해 지금부터 스크럼(대형)을 짜자. 이재명 의원은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쇄신의 대상이고, 당원과 국민에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주도토론 시간에서도 “이번 전당대회 특성은 우리가 쇄신과 변화의 힘을 세울 수 있느냐라고 보는 만큼, 단일화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있는 같은 또래(97그룹) 동료 뿐 아니라 설훈, 김민석, 이동학 후보까지 하는 단일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박용진 의원은 97그룹 후보 중 상대적으로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는 박주민 의원을 향해 “이같은 방향의 단일화에 동의하는지, 혹은 이재명 의원과도 단일화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고, 박주민 의원은 “단일화에 대해서는 열려있다. 이 의원과의 단일화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토론회 중 별다른 단일화 언급을 하지 않았던 강훈식 의원은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단일화와 관련한) 의견을 낼 시간이라고 본다.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가 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컷오프 이후에는 당연히 열어놓고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후보자인 박주민, 강병원 의원, 사회를 맡은 정춘숙 의원, 후보자인 강훈식, 박용진 의원. 임세준 기자

이재명 의원의 불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설훈·김민석 등 중진 후보들도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라 논의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설훈 의원은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컷오프 이후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고 2명은 자연스럽게 단일화가 될 것”이라며 “저는 (단일화를) 할 생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민석 의원도 20일 “컷오프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후보들이 걸러지면 본선 경쟁을 거치면서 결국 대안을 찾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된 만큼, 이후부터는 시기와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한다면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해 일부 반발이 있을 수 있고, 후보 간 담판을 통해서라면 결단이 필요한 만큼 치열한 논의가 이어지고, 본선 막판에 가서야 단일화가 완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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