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드라기 내각 '반쪽 신임'.. 사실상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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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이끌어오던 거국 내각이 끝내 붕괴 수순에 놓였다.
하지만 투표 직전 연정의 중심축이자 원내 최대 정당인 범좌파 오성운동(M5S)은 물론 극우당 '동맹',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등 주요 정당이 투표 참여를 거부하며 드라기 내각의 지지 기반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해 내년 상반기까지 임시적으로 내각을 운영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는 드라기 총리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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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투표 95대 38로 통과됐지만
오성운동 등 주요정당 표결 불참
사의 재표명·조기 총선 가능성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이끌어오던 거국 내각이 끝내 붕괴 수순에 놓였다. 20일 상원 표결에서 현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통과됐지만, 연정이 투표를 보이콧하며 ‘반쪽짜리 투표’에 그쳤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리가 재차 사의를 표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결국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FP,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드라기 내각에 대한 상원 신임 투표에서 신임안이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통과됐다. 하지만 투표 직전 연정의 중심축이자 원내 최대 정당인 범좌파 오성운동(M5S)은 물론 극우당 ‘동맹’,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등 주요 정당이 투표 참여를 거부하며 드라기 내각의 지지 기반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드라기 총리의 통합 내각이 생존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사실상 무산된, 공허한 승리였다”고 평했다.
이날 투표는 좌우 정당이 거국적으로 내각을 지지할 것인지 묻는 것이 핵심이었다. 일단 동맹과 전진이탈리아가 오성운동과 노선을 달리하면서 상황이 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기 총리 역시 연정 운영 실패의 책임을 이유로 재차 사퇴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차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마타렐라 대통령이 반려한 바 있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드라기 총리의 사임을 받아들일 경우 오는 9~10월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해 내년 상반기까지 임시적으로 내각을 운영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는 드라기 총리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드라기 총리가 사퇴하게 되면 이탈리아의 경제상황도 혼란에 빠져들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당장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받기로 돼 있던 코로나19 복구 자금도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 현재까지 460억 유로(약 61조6110억 원)를 지원받았고, 210억 유로(28조1268억 원)가 수주 내 지원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원의 조건이 드라기 총리의 경제개혁이었던 만큼 추가 지원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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