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화재 지속, 사망 2천명 육박.."美, 2억명 40도 폭염에 허덕여"

김태규 2022. 7. 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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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서유럽 폭염, 이웃 獨 상륙…최고 기온에 전선 녹기도
스페인, 포르투갈 폭염 누적 사망 1900명까지 증가
美, 28개주 폭염 경보…"향후 3일 간 폭염 심각 전망"

[베르니게로데(독일)=AP/뉴시스]폭염 속 독일작센안할트주(州) 베르니게로데 인근 도로에 석양 모습. 2022.07.20.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유럽과 미국이 기록적 폭염으로 가마솥처럼 펄펄 끓고 있다. 스페인·포르투갈 폭염 누적 사망자가 2000명에 육박했다. 독일에서도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에선 앞으로 사흘 간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40도 이상 폭염을 경험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英·佛 일시적 기온 주춤에도 폭염 여파 계속될 듯…사망자 1925명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런던 기온은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40.3도로 사상 최고 기온을 작성했던 런던 북측 링컨셔주(州) 코닝스비 지역 이날 최고 기온은 24도까지 떨어졌다.

영국 기상청은 잉글랜드 전체 낮 평균기온이 25.8도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34.8도까지 올랐던 스코틀랜드는 이날 최고 기온 24.5도가 예보됐다. 런던을 중심으로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맹위를 떨쳤던 폭염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프랑스 경우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마르세유·몽펠리에 등 동남부 일부 지역에서 최고 38도까지 오를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30도 아래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일부 지역이 잠시 전형적인 여름 기온으로 되돌아갔지만, 이번주 기록적 폭염으로 유럽 대부분 지역의 일상이 악화되는 폭염 여파는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달리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우는 여전히 폭염과 사투 중이다. 열흘 이상 지속되고 있는 폭염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1900명을 넘어 192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 액시오스에 따르면 스페인 폭염 관련 사망자를 매일 집계하는 카를로스 3세 연구소는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9일 간 누적 사망자가 86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보건부(DGS)는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11일 간 폭염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1063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두 국가의 폭염 사망자는 1700여명 규모였는데, 하루 새 200명 이상 증가했다. 스페인 사망자가 늘어났다.

서유럽 중심으로 맹위를 떨친 폭염은 동쪽에 인접한 독일로 확산되고 있다.

독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바트메르켄트하임 노이키르헨의 기온이 40.3도로 측정됐다.

[아테네=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인근 펜텔리산에서 화재가 발생해 능선을 따라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산불이 강풍으로 번지면서 인근 주민 수백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을 위해 11대의 소방 항공기와 5대의 소방 헬기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2022.07.20.

바덴뷔르템베르크주 기온이 40.3도를 기록한 것은 2003년 기록된 프라이부르크(40.2도)를 사례를 넘어선 역대 최고 기온이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바덴바덴에서는 높은 기온으로 인해 외부 전선 케이블이 피복이 벗겨져 정전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dpa통신 등은 전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내 대형 산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24에 따르면 프랑스 소방당국은 서남부 와인 생산지인 보르도 인근 지롱드주(州) 지역은 산불 진화 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
방화선을 구축해 필라사구(뒨디필라)와 랑디랑스의 큰 불길은 잡은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미클로와 테스트드뷔시까지 번진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세 곳의 누적 피해 면적이 2만9000ha(헥타르)까지 늘었다. 해당 산불 피해 면적은 수도 파리 면적(1만540ha)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화재 발생 이후 프랑스 전역에서는 약 4만5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같은 산불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최초 발화점인 지롱드주를 방문해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거대한 화마와 사투를 벌인 2000명의 소방관들은 영웅"이라며 "화재를 진압한 뒤 마을 삼림을 재건하는 것을 국가프로젝트로 삼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경우도 여전히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BBC에 따르면 스페인 소방 당국은 중부 카스티야이레온, 에스트레마두라 산불은 대부분 진화에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북부 갈리시아 지방 중심으로 진화 작업 중에 있다.

스페인 당국은 전국 30개의 크고 작은 마을의 산불로 현재까지 7만ha 가량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마드리드=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강변 공원 분수에서 아이들이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은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대기층의 영향으로 특정 지역 기온이 43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2022.06.13.

美, 오클라호마 46도 역대 최고…사흘 간 2억명 40도 폭염 전망

미국에서는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중부·남부·동부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캘리포니아, 오클라호마, 텍사스, 아칸소, 루이지애나, 뉴욕 등 중부·남부·동부 등 28개 주에 걸쳐 폭염 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했다.

40일 연속 40도 찜통 더위를 이어왔던 오클라호마는 전날 낮 기온이 섭씨 43도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캘리포니아에서 뉴잉글랜드까지 중부 지방을 가로질러 확산하고 있는 폭염으로 인해 약 1억 명이 넘는 미국인이 무더위를 경험하게 됐다"고 전했다.

뉴잉글랜드 기상청의 카일 페더슨 기상학자는 "보스턴 지역은 이번 주부터 주말까지 5, 6일 연속으로 섭씨 32도를 웃돌 것"이라며 "평균 기온이 28도에 그친 보스톤이 6일 연속 32도 이상 기록한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특히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에선 다음주 6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40도의 찜통 더위를 경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클라호마주의 120개 관측소에서는 평균 최고 기온이 39도로 관측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46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세계 2차 대전 직후인 1936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고 WPS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 웨더 채널은 트위터에서 "댈러스, 오클라호마 등의 기온은 향후 섭씨 43도를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적어도 사흘 동안은 2억 명 이상의 미국인이 이러한 폭염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WP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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