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이자감면 넘어 '원금 탕감' 확산하나

이정필 2022. 7. 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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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리인상기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금융사의 공적 역할을 주문하면서 은행권이 대출 원금 감면을 시작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4월에도 취약차주 지원 차원에서 고객이 갚은 이자로 대출원금을 상환하는 해당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성실상환 신용차주에 대한 대출원금 감면이나 7% 이상 고금리 차주에 대한 금리 인하를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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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우리은행, 8월초부터 대출원금감면 금융지원 제도 시행
고객이 낸 이자로 원금 상환…채무 탕감과는 달라
시중은행들은 당국 주문에 이자감면 시행, 원금감면도 검토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비대면 업무 확대와 점포 구조정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국내 은행의 점포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2021년 국내은행 점포 운영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점포는 총 6094개로 전년말보다 311개 감소했다. 31일 오전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2022.03.3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금융당국이 금리인상기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금융사의 공적 역할을 주문하면서 은행권이 대출 원금 감면을 시작했다. 이는 기존의 이자 감면보다 한 단계 높은 지원 방식이다. 하지만 차주가 낸 고금리 이자를 통해 원금을 상환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채무 탕감과는 차이가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대출원금감면 금융지원 제도를 오는 8월초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적용 대상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 고위험 다중채무자다. 이들 중 그동안 대출 원리금을 성실히 갚아온 차주가 혜택을 볼 수 있다.

기존 개인신용대출을 연장하거나 재약정 시, 약정금리가 6%를 넘을 경우 6% 초과 이자금액으로 대출원금을 깎아주게 된다. 일반적인 채무탕감 방식과 달리 성실이자납부자에 한해 고객이 낸 이자로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은행이 받을 돈을 못 받고 손실 처리하는 게 아닌, 받을 돈의 이자를 낮춰 수익을 내리는 구조다.

차주 입장에서는 금리 6% 초과 구간에 대해 납부한 이자로 원금이 깎여지면서,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4월에도 취약차주 지원 차원에서 고객이 갚은 이자로 대출원금을 상환하는 해당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의 적극적인 취약차주 지원 역할을 연신 주문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이자 감면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 5%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금리를 5%로 일괄 감면해 1년간 지원한다. 연 5% 초과 주담대 고객은 3300여명으로, 금액은 3300억원 규모다. 신한은행 전체 주담대 잔액 90조8504억원의 0.3% 비중이다.

KB국민은행은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사업자 등 제도권 금융소외계층 대상 서민금융지원 대출 상품의 신규 금리를 연 1%p 낮춘다. 대출 금리가 연 7%를 넘는 차주가 만기를 연장할 때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연 7% 초과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과 서민금융지원대출에 대해 각각 최대 1%포인트(p)의 금리 감면을 실시한다. NH농협은행은 주택관련 대출금리를 0.1∼0.2%p 낮추고, 금리 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1년 동안 0.2%p까지 부담한다.

금융당국은 성실상환 신용차주에 대한 대출원금 감면이나 7% 이상 고금리 차주에 대한 금리 인하를 주문한 바 있다. 이번에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이 원금 감면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금 감면의 경우 통상적인 채무 탕감과는 다르고 이자 감면과 비슷한데, 원금이 깎여나간다는 측면에서 은행이 좀 더 수익을 낮추고 차주를 좀 더 지원하는 방식"이라며 "아직 시행하지 않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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