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도시에 소리내며 굴러가는 종..나는 어떤 유토피아를 꿈꾸는가
네빈 알라닥 국내 첫 개인전
소리로 구현하는 공간 추상 작업
24일까지 바라캇컨템포러리
알렉스 베르하스트 개인전
빅데이터로 성향분석 게임 구현
31일까지 바라캇서울
가구 같기도 하고 종합 악기 같기도 한 거대한 존재가 세 개 전시장에 서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터키 출신 작가 네빈 알라닥(51)의 '공명기'연작이다. 한명이 손을 뻗어 조각 가장 높이 달려 있는 큰 북을 둥둥둥 크게 울려대면서 사운드 퍼포먼스의 절정에 도달하는 장면은 작가가 세상을 향해 크게 외치는 것만 같다. 알라닥의 국내 첫 개인전 '모션 라인'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24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일상의 사물과 언어, 건축양식, 풍경 등에서 작업의 소재를 찾고 이를 설치, 조각,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실험하면서 소리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현악기와 타악기 등을 직선과 대각선, 원 등 기하학적 형태로 결합한 공명기 연작은 다양한 장인들과 협업한 산물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악기가 혼성된 작품은 소리의 역사를 공유한다. 다양한 건축양식이나 전통 문양을 다양한 재료로 결합해 만든 콜라주 작품들과 일맥상통한다.
전시장 안쪽에 펼쳐진 3채널 영상도 소리에 집중해서 감상할 만하다. '세션'(2013)은 이민자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종이나 탬버린 등 전통 악기들이 바다를 건너거나 모래사막 위를 굴러다니는 모습을, '흔적'(2015)은 독일 슈튜트가르트의 공원 놀이터에서 어린아이처럼 연주되는 바이올린과 탬버린, 노란 풍선에 매달린 피리 등이 떠오르는 장면으로 일상 공간을 추상화했다.
어두운 전시장에 들어서면 공상과학(SF)이나 초현실주의 영화 같은 영상이 가득 하다. 얼굴 표정이 지워진 흑백 사진 속 인물들은 시대나 장소를 특정하기 힘들다. 낯설게 하면서도 인간의 보편성을 끌어내려는 작가의 장치다. 작은 모니터 15개가 4개의 면에 배치된 영상 작업 '아키비스트'다.
어릴때부터 르네상스 회화와 닌텐도 게임을 함께 좋아했다는 작가는 "예술가는 주변의 것을 수집하는 일종의 민감한 안테나 같다. 과거 역사를 기반으로 시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작업한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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