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시작된 민주당 '97세대' 후보단일화..첫 논의부터 "박주민은 이재명 러닝메이트냐?" 설전

박홍두 기자 2022. 7. 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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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민주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후보들이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단일화 논의를 펼치면서다. 후보들은 단일화 필요성과 가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각자의 입장차를 미묘하게 드러냈다.

97세대 후보인 박용진, 강훈식, 강병원, 박주민 의원(기호순)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재선의원 모임 주최 ‘재선의원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대표 후보 단일화 논의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후보들 간 단일화 얘기가 공식석상에서 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론에서 단일화 사안을 먼저 꺼낸 건 박용진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변화·혁신을 위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돼야 한다. 온갖 능욕을 다 치를 마음”이라며 “그래서 단일화를 이야기한다. 정치공학적 단일화에는 관심이 없지만 이번 전당대회 특성은 쇄신과 변화의 핸들을 세울 수 있느냐다. 그 점에서 단일화가 주요 역할을 할 것을 직감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재명 의원은 혁신의 주체 아니라 쇄신 대상이다. 그가 당대표가 되는 것은 당으로서도 행복하지 못하고 이재명에게도 곤란한 상황이다. 치열한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여기 앉아계신 또래 동지 뿐만 아니라 설훈, 김민석, 이동학 후보 등도 다 (함께)하는 단일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컷오프(예비경선) 전이든 이후든 그런 그림이 만들어져야 하고 혁신·쇄신 방향으로 스크럼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주민 의원은 “단일화에 대해서는 (저도 함께 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씀드린다”면서도 “다만 단일화라는 것이 논의되려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가치나 당의 혁신 방안에 대해 접점이 필요하고 이를 찾기 위한 대화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박용진 의원이 ‘이 의원과도 단일화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물은 데 대해선 “이 의원과의 단일화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날 아침 컷오프 이전 비이재명 후보들 간에 본경선에서 단일화를 하자는 약속을 미리하자고 제안한 강병원 의원은 “여기 97세대 후보들이 이재명이 아닌 내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의원으로서는) 당의 위기 극복을 못한다고 생각해서다”라며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될 때 당 신뢰 회복을 못하고 책임지지 않는 정당으로 낙인찍혀서 (국민들로부터) 멀어질 것이고 ‘이재명 리스크’가 당 전체의 문제가 돼서 민생의 시간, 혁신의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누가 당대표가 돼도 무관하다면 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의원을 제외하고 7명 후보들이 나온 건 이 의원에 대한 위기감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커질 거고 중도층이 떠나고 수도권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컷오프 이전에 단일화 추진 방향을 (함께) 선언하면 어떨까 싶다”고 거듭 제안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박주민 의원을 겨냥해 “박 의원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며 “언론에서 왜 박주민을 이재명의 러닝메이트라고 평가하는 걸 보게 되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어떻게 러닝메이트가 되고 페이스메이커가 되는지 언론이 인터뷰할 때 보면 맨날 (나에게만) 질문하더라”며 “저도 이기려고 나온 것이다. (왜) 러닝메이트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박용진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새 판을 짜자. 이재명 의원이 쇄신 대상이다”라며 “(이번 전대에서)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강훈식 의원은 “지금은 비전을 낼 시간이라고 본다.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논의가 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컷오프 이후에는 당연히 그걸 열어놓고 논의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컷오프 이전 후보단일화’와 관련해선 “방법이 뭐가 있나? 알려달라.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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