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느와르가 놀란 쇠라의 '물놀이' 실감나게 재탄생
닷밀의 테마파크 '루나폴' 8.15 안덕 오픈
홀로그램,매핑,인터랙티브 첨단기술 동시적용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요즘 클래식 미술 작품 혹은 신진 작가의 판타지 회화를 현대 미디어기술로 재창조함으로써 과거 미술작품이 갖지 못했던 ‘감흥의 즉각성’을 첨단기술로 담보하려는 미술관들이 크게 늘었다. 서울, 부산, 강릉 등지의 실감미술관을 표방하는 곳들이다.
‘감흥의 즉각성’은 인류의 수만년 역사 속에서, 미술이 늘 음악을 부러워했던 감상범주이다. ‘오래 감상해야 예쁘다’ 부문에서는 미술이 음악을 앞설지 몰라도, 대하는 순간 느낌이 팍 오는 점은 미술이 좀 약했다. 오늘날 첨단 미디어기술은 미술의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게 해주었다.
기존의 여러 실감미술관 보다 기술 몇가지를 더 융복합시킨 ‘센 놈’이 서광 빛나는 제주 안덕에 들어선다. 물론, 앞으로 더 센 미술관이 나올수도 있다.
실감미디어 전문기업 닷밀이 디지털 테마파크 ‘루나폴’과 포레스트 갤러리 ‘루나 피크닉’의 그랜드 오픈을 8월 15일로 확정 짓고,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세워지는 루나폴은 ▷홀로그램 ▷프로젝션맵핑 ▷인터랙티브기술 등 다양한 실감미디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12만평 규모의 디지털 테마파크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기술 여럿이 동원되다 보니, 다분히 정적이고 호젓한 분위기의 클래식 작품조차 실감나게 구현한다는 것. 기존의 실감미술관은 지중해와 범선, 화려한 귀부인, 추상기호가 난무하는 그림 등을 소재로 해서 실감미디어에 담기가 쉬웠다.
루나폴이 재탄생 시킬 대표적인 그림은 신인상주의의 개척자이자, 고흐에게도 영향을 준 조르주 쇠라의 그림 ‘아니에르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1884)이다.
쇠라(1859~1891)의 이 작품은 프랑스 파리 인근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비번을 맞아 파리 북부 아니에르 마을에 흐르는 강에 몸을 담그거나 강변 양지바른 곳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점묘법으로 담았다.
20년 가까이 선배인 르느와르 등 당대 주류 인상주의 화가들이 귀족과 귀부인의 여가와 사교를 빛의 움직임을 살려 붓으로 다양한 동작을 그렸다면, 쇠라는 반대로 노동자의 모습을, 점묘점으로, 별 움직임 없는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래서 그는 당대 주류 화단의 외면을 받는다. 대신 ‘대안’ 전시인 앵데팡당전을 주도하면서 신인상주의를 개척했다.
이 그림은 정(靜)적이어도 스토리를 담았다. 오랜만에 중노동으로부터 해방된 노동자, 물멍 때리는 노동자의 평화로운 한때, 산업혁명 초기의 고단함과 소외, 재충전과 새로운 도전 등등. 여기에 오늘날 뉴노멀을 덧붙이면, 근거리 호젓한 휴식 즉, 일상과 여행의 일체화의 의미도 들어있겠다.
쇠라의 ‘물놀이’, 쇠라와 인연 있는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닷밀의 손을 거쳐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된다.
낮 시간대에 운영되는 ‘루나 피크닉’은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는 포레스트 갤러리이며, ‘루나폴’은 야간에 운영되는 야외형 디지털 테마파크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달에 소원을 빌었고, 소원이 가득 쌓여 무거워진 달이 제주로 떨어졌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밤길을 걸으며 스토리를 즐기는 ‘나이트워크’ 콘텐츠 ▷루나폴 세계관을 재현한 ‘루나 빌리지’ ▷달의 민족 ‘루나리안’의 F&B 시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루나 피크닉’은 유럽 회화 2600여점을 소장한 영국 최고권위의 미술관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는 포레스트 갤러리로써, 낮 시간대에 운영된다.
이를 위해 닷밀은 지난 4월 ‘런던 내셔널 갤러리’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닷밀은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소장품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아트 공간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닷밀 정해운 대표는 “닷밀이 직접 연출·제작·투자 한 ‘루나폴’과 ‘루나 피크닉’이 오픈 일정을 확정 짓고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국내를 넘어 세계적 명성의 디지털 테마파크가 될 루나폴의 행보에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닷밀은 메타파크, 홀로그램, 미디어아트 등 실감미디어 기술을 연구개발해 ‘통영 디피랑’,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신비아파트 미디어어드벤처’ 등을 구현했다. 내년 상반기 상장도 하겠다 한다. 돈이 없어 후원자인 동생 눈치를 봐야했던 반 고흐의 시대는 아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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