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대출 점검했더니..'정상분류'된 문제성 대출 1.3조

금감원, 저축은행 PF대출 사업장 사업성 평가

금감원 사옥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가운데 공정률이나 분양률이 저조한데도 '정상'으로 분류된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의 PF 대출 사업장 1174곳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점검했다. 그 결과 공정률과 분양률 등이 저조한 사업장에 대한 대출이 2조2000억원 가량이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7.8%(1조3000억원)가 정상으로 분류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 실태조사의 중간 단계여서 부실 위험 규모가 확정된 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공정률이나 분양률의 기준으로만 봤을 땐 (정상분류 대출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이 자의적이거나 낙관적으로 사업성 평가를 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평가 기준을 구체화하고 객관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까지 올라 PF 사업장의 사업 지연, 중단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이 취급한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2019년말 6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9조5000억원으로, 올 3월 말에는 10조4000억원까지 늘었다.

저축은행별 부동산 PF 대출 규모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PF 대출 잔액이 942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8899억원), 웰컴저축은행(5725억원), SBI저축은행(1137억원), 페퍼저축은행(1105억원)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외에도 여신전문금융사,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서도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여전업계, 저축은행업계, 상호금융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부동산 PF 대출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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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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