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동맹 美 압박에 '아니오' 말할 용기가져야" 中언론

문예성 2022. 7. 21. 09: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환추스바오·글로벌타임스 공동 사설 반대 입장 표명
"중국 반도체 시장과 단절 '상업적 자살행위'"
"한국, 미국의 지정학적 광기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꺼냐"

[평택=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 관영 언론들이 한국의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4(반도체 4개국을 의미) 동맹’ 참여에 대해 연일 반대 목소리를 냈다.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와 글로벌타임스는 21일자 공동사설에서 “‘칩4(반도체 4개국을 의미) 동맹’ 참여 여부는 한국의 현실적인 이익과 연관되기 때문에 미국의 압박에 대해 한국은 ‘아니오’라고 말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언론은 미국이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에 대해 ‘칩4 동맹’에 참여할지 여부를 8월 말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미국은 매우 난폭한 방식으로 하나의 난제를 한국에게 던지면서 기한 내 답을 내놓으라고 강요했고, 한국과 사전 교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두 언론은 “이에 따라 한국은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면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칩4 동맹) 참여 여부와 관련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언급했지만, 미국의 압력은 점점 더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대만 민진당 당국과 일본이 정치적 요인에 따라 (칩4 동맹 참여에 대해) 비교적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서 “그러나 한국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이번 사안(참여)이 수입 증대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이익 훼손의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기본 상식 만으로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언론은 “작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 1280억 달러 가운데 중국 본토와 홍콩 수출이 60%를 차지한다”면서 “이렇게 큰 시장과의 단절은 '상업적 자살행위'와 다름없는데 미국은 지금 한국에게 칼 하루를 쥐어주며 그렇게 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두 언론은 “한국은 대중국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 것과 미국이 제재를 가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복잡한 심정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실적인 이해관계 이외 한국 정부가 고려해야 할 또다른 변수가 있는데 그것은 시장의 원리와 산업발전의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말을 듣기 좋고, 칩4 동맹이 만들어지면 자신들이 세계를 지배하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자기기만'일 수 있다”며 “중국은 한국 반도체의 최대 시장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시장인데 시장을 잃은 기술이 어디까지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두 언론은 “미국이 한국에게 던진 문제는 한미 기술동맹 강화 여부와 연관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미국의 지정학적 광기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미국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한국의 약점이고, 미국이 한국을 압박할 수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면서 “칩4 동맹 가입은 미국에 대한 한국의 의존도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허브 국가’라는 전략적 목표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언론은 “이 사안(칩4 동맹 가입 여부)은 한국이 미국에게 보내는 ‘투항장’이 돼서는 안되고 한국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검증하는 시금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 발전은 세계화된 분업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이 자체적으로 이 산업 사슬을 지탱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언론은 “미국이 제시하는 '당근'은 씹기 힘들고 휘두르는 '칼'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이를 이해하고, 미국의 지정학적 광기에 분명한 반대를 표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미국이 한국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은 주권국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미국은 딜레마의 빠진 한국에게 그어떤 자비도 베풀 계획이 없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을 겨냥해 “시장원리는 그것을 배반하는 사람에게 더 잔인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18일자 사설에서도 “미국의 정치 압박 속에서 한국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불분명하지만,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칩4 동맹 구성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은 자유무역 원칙을 표방하면서 국가 역량을 남용해 과학기술과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은 '협박외교'를 벌이고 인위적인 산업 이전,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한다"면서 "이는 국제무역 규칙을 파괴하고 글로벌 시장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세계 경제가 고도로 융합된 배경 하에 미국의 이런 행보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고 민심을 얻지 못하며 결국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