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접종 서둘러야" BA.5 우세종화에 8월 하루 28만명 확진 예상

BA.5 우세종화에 확진자 3주 연속 '더블링'
정부 "8월 유행 정점..확진자 28만명 예상"
화이자, 모더나 등 '오미크론 백신' 공급 예고
전문가 "공급 시기 늦어..4차 접종 독려해야"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송파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BA.5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이르면 8월 말 BA.5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변이용 백신’ 공급을 예고했다. BA.5는 확산 속도가 빠르지만 백신 면역 회피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확산세를 고려하면 “8월 말까지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 3주 연속 더블링…정부, 유행 전망치 상향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만1170명을 기록했다. 지난 4일부터 3주째 더블링(확진자 수가 두 배 늘어남)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8월이면 하루 확진자가 최대 28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재유행 정점은 8월 중으로 예측된다”며 이런 내용을 밝혔다. 지난 13일 정부는 정점 시기를 9월 말, 최대 확진자 수는 18만5000명으로 내다봤다.

BA.5가 빠르게 확산한 가운데 BA.2.75까지 국내에 유입되면서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도 방역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뉴스1

◇ 변이 대응 백신 나왔으나…전문가 “이미 늦었다”

모더나가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에 모두 대응 가능한 신형 백신 승인을 앞두고 있다. 모더나 글로벌 본사는 각국 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 이르면 8월 말부터 백신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더나 한국 지사인 모더나코리아도 이에 맞춰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백신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화이자도 오는 10월 초 오미크론 대응 백신의 전 세계 출시를 목표로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다. 노바백스는 전날 SK바이오사이언스에 변이 대응 백신 생산을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노바백스 대응 백신은 아직 출시 예정일이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8월 말쯤 정점에 도달할 것을 고려하면 변이 대응 백신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올해 초 3차 접종과 오미크론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이 6~7월 들어 효력이 떨어지며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4차 접종 없이 대응 백신을 기다리다 BA.5 등에 감염되면 입원 혹은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 “4차 접종 중증화·사망 예방 효과 유의미”

화이자, 모더나 등 기존 백신을 이용한 4차 접종은 중증화·사망 확률을 낮추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방역 당국은 3차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구성원 등 151만명을 대상으로 4차 접종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3차접종 대비 4차접종 감염 예방 효과는 20.3%, 중증화 예방 효과는 50.6%, 사망 예방 효과는 53.3%로 나타났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월 말 확산세가 정점을 찍으며 인명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으려면 그 전에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오미크론 대응 백신은 공급 시기가 너무 늦다”며 “4차 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다음에 대응 백신 공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접종률은 전날 기준 접종 대상자 대비 24.7%로 저조하다. 현재 정부는 50대 이상 연령층 전체, 18세 이상 면역저하자와 기저질환자,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등) 입원·입소자, 종사자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진행 중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중증화·사망 확률을 낮추는 데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정부가 이런 점을 명확히 설명하며 4차 접종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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