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대우조선해양 파업 50일째, 함께 맞는 비

제희원 기자 2022. 7. 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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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50일째를 맞은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길어진 파업에 노사 양측 모두 지친 표정이었지만, 교섭을 통한 해결 의지는 명확했습니다.

브리핑에 나선 노사는 공통적으로 "다시 열리는 협상에서 충분히, 최선을 다해 얘기해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노사 양측 교섭 해결 의지 명확중재자는 어디에? 밤사이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노동자와 협력업체 대표의 교섭을 지켜보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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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50일째를 맞은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어제(20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협상에서도 막판 타결을 바라는 마음은 같았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민형사상 책임 문제와 폐업 업체에 대한 조합원 고용 승계 문제. 크게는 이 두 가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민형사상 책임, 조합원 고용 승계 문제"가 쟁점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사측(협력업체 대표단)이 이번 파업과 관련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던 약속을 뒤집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사측은 그런 약속은 한 적이 없고, 개별 업체들의 민형사 소송 여부까지 대표단이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오히려 노조가 갑자기 안건을 추가해 합의가 지연됐다는 주장입니다. 고용 승계 문제 역시, 노조는 조합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사측은 불경기 속에서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라고 말합니다. 결국 밤늦게까지 이어진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길어진 파업에 노사 양측 모두 지친 표정이었지만, 교섭을 통한 해결 의지는 명확했습니다. 브리핑에 나선 노사는 공통적으로 "다시 열리는 협상에서 충분히, 최선을 다해 얘기해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권력 투입까지 언급되는 벼랑 끝 상황에서 양측 모두 교섭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가 명확하다는 점이 한 줄기 희망이지만, 앞서 언급된 두 쟁점에 대한 입장은 쉬이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사 양측 교섭 해결 의지 명확…중재자는 어디에?

밤사이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노동자와 협력업체 대표의 교섭을 지켜보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파업 사태를 조금이나마 양보하면서 풀어보겠다는 진심은 양측 모두에게서 느껴졌습니다. 노조는 파업의 이유였던 30% 임금 인상안을 철회하면서 회사의 안을 수용하겠다고 했고, 사측 역시 쟁점이 되는 손해배상소송 문제를 다른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득해보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거의 막판까지 온 협상에서 불협화음이 생겼지만, 협상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양측의 의지는 확고해보였습니다.

다만, 여전히 방관자 태도를 고수하는 정부와 원청의 태도는 아쉽습니다. 정부는 재차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몫을 온전히 노사 양측에 떠넘기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틀째 거제를 찾아 노사를 면담했지만 제대로 된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남은 쟁점인 손배소송과 고용 승계 문제는 노사 간 대화만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결국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 산업은행, 그리고 정부가 나서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사실상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은 하청업체만의 문제가 아니고 원청과의 교섭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구조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정부가 적극 해결 나서야

대우조선해양이 실질적으로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 전반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관리해왔고, 하청업체의 임금과 복리후생에 관련된 전반 사항을 논의해왔기 때문에 노조법상 사용자 지위도 명백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습니다. 협력업체들은 사실상 원청에서 대금을 올려주지 않으면 임금을 올려줄 수 없고,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예산 집행 승인을 해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대화로 해결하라"는 독촉과 책임 있는 주체들의 '책임 떠넘기기'로는 파업 이후에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겁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 문제 해결에 개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협력업체 노사 양측 모두에게 간절한 것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사람들이 아닌, '함께 비를 맞아주는 사람들' 아닐까요.

제희원 기자jes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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