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1년새 4곳이 스스로 일반고 전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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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한 학교가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장훈고등학교가 지난달 29일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장훈고까지 일반고 전환이 확정된다면 서울에서 자사고 지위를 반납한 학교는 총 10곳으로 늘어난다.
학교가 자사고 지정 취소를 선택하기까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운영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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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감소로 경쟁률↓ 재정부담↑..위상도 하락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서한샘 기자 = 서울에서 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한 학교가 나왔다. 문재인정부와 달리 윤석열정부는 자사고 존치를 내걸었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모집의 어려움과 재정적 부담이 증가하면서 불투명한 미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장훈고등학교가 지난달 29일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심의와 청문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교육부에 동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장훈고는 2023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불과 1년여 사이에 서울에서 자사고 4곳이 스스로 자사고 타이틀을 반납하는 것이 된다. 지난해에는 동성고(5월) 한가람고(7월) 숭문고(8월) 등 3곳이 일반고로 전환했다. 이어 올해 장훈고가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
장훈고까지 일반고 전환이 확정된다면 서울에서 자사고 지위를 반납한 학교는 총 10곳으로 늘어난다. 앞서 2012년 동양고를 시작으로 2013년 용문고, 2016년 미림여고·우신고, 2019년 대성고·경문고가 일반고로 전환했다. 총 27곳이었던 서울 자사고가 17곳으로 줄었다.
학교가 자사고 지정 취소를 선택하기까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운영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근 일반고로 전환한 학교들 면면을 보면 2~3년 동안 경쟁률이 낮았던 학교들이다. 학부모, 학생들한테 선택받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교 운영을 등록금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큰데 학생도 줄고 정책적으로 협조적인 분위기도 보이지 않았다"며 "이렇게 운영할 바에는 일반고로 전환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하면 2년간 교육부 15억원, 교육청 10억원 등 총 25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자사고의 위상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것은 학교에 진학했을 때 대입에 얼마나 이로운지다. 자사고가 유리한 것이 학종 준비였는데, 이런 부분이 없어지면서 자사고의 유리한 점도 줄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대표는 "자사고가 사실상 선발 권한도 없는 가운데 우수한 학생이 몰렸다고 인식하기도 어렵다. 지역적으로 교육특구가 아닌 곳에 있는 학교는 존재감도 약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자사고 존치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교육감과의 입장 차이 등으로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불투명하다. 장기적으로 희망을 주는 비전이 없는 가운데 자칫하면 지루한 싸움에만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임 대표는 "자사고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동기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 같다. 학교 발전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름값이 높은 자사고들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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