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새로운 여행 공식 "여행할 때, 여기어때'"
‘조건반사’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가 발표한 의학적 현상의 이름으로, 동물이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반사를 말한다.
어려운 의학용어의 이름이지만 이 같은 조건반사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후크송’이 대표 적인 예다. 반복되는 가사와 쉬운 멜로디로 특정 경험을 접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구절 같은 것. 여기에 광고음악을 일컫는 ‘CM송’과 같이 매력적인 영상이 더해질 경우 소비자들의 뇌리에 전해지는 자극은 훨씬 강력해지게 마련이다.
최근들어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어디서든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있다. 한 여행어플의 CM송. 중동석있는 멜로디와 쉽게 대입이 가능한 가사로 정치인들의 선거운동에도, 학생들의 과송에도, 심지어는 가장 보수적이라는 지자체들의 홍보영상에도 패러디가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멜로디.
여행어플 여기어때가 내놓은 캠페인송. “혼자어때, 둘이어때, 셋이어때~”로 시작하는 바로 ‘그’ 멜로디다.
특히 인기 연예인 8명이 대거 참여한 이번 여름 캠페인의 경우에는, 구글 주최로 매년 성공한 마케팅 사례가 발표되는 ‘구글 싱크 앱스 2022’를 통해 그 전략과 성과가 공개되기도 했을 정도. 이 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올 시즌 ‘여행할 때 여기어때’ 캠페인 관련 영상은 유튜브에서 누적 조회 수 4650만을 기록하며 흥행했고, 이중 재시청자의 비율은 36%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중독성있는 멜로디와 가사 뿐 아니라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을 보이면서 주요 소비트렌드로 ‘여행’이 떠오른 가운데 떠오르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정재 숭실사이버대 예술경영학과 교수는“긴 시간 억울렸던 자유를 만끽하고자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여기어때’의 멜로디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스포츠경향>이 서울 삼성동 여기어때 본사를 찾아 브랜드익스피리언스팀의 강석우 팀장, 윤희 매니저, 그리고 광고대행사 런랩의 이경환 대표, 프로덕션 모이스트플레이의 정시웅 감독 등 여기어때 캠페인 성공의 주역들을 만났다.
“지난 2~3년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30초 광고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다시 여행을 가고 싶어 하고, 설레고 즐겁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의 총 연출을 맡은 정 감독의 말. 실제로 소비자들의 기대와 설레임이 곧 이 같은 성과를 이어진 것이었다.
윤 매니저 역시 이번 여름 캠페인이 지난 겨울부터 이어 온 브랜드 캠페인의 연장이자 확대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만의 브랜드 자산을 쌓기 위한 과정으로, ‘브랜드 캠페인의 지속성’을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로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그래서 겨울, 봄, 여름까지 3 계절의 캠페인을 관통하는 여기어때송의 흥행이 중요했습니다. 실제로 큰 흥행을 만들어내기도 했고요. 한마디로 ‘포텐’이 터진거죠.(웃음)”
강 팀장은 그 결과만큼이나 제작과정 역시 드라마틱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특유의 개방성이 제작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아무래도 광고 관련 업무 진행 시에는 아이디어에 대해서 발전적인 논쟁이나 토론이 필요하다 보니 모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했고, 실제로 유튜브에서 여기어때를 검색하면 일주일에 40~50건씩 패러디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성공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관공서에서도 패러디 관련 문의가 굉장히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번 캠페인 촬영에서 가장 중점은 둔 포인트로 다중성을 꼽았다.
“요즘엔 대중성이라는 것이 곧 다중성인 것 같아요. ‘빠니보틀’ 같은 경우도 그렇고 같은 세대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여행의 형태도 다 다르죠. 그래서 다양함을 통해 최대한 많은 대중을 아우르려고 8명 모델을 선정했습니다.”
정 감독 역시 ‘어셈블’을 말했다.
“마블 콘텐츠의 인기 이유 중 하나가 여러 주인공이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나오다가 마지막에 어셈블했을 때 희열이 있어요. 여기어때 광고에서도 30초 광고지만 8명의 모델들이 한 명씩 나오다가 마지막에 어셈블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여행 스타일이 다를 텐데 한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8명 각자의 여행 이야기가 마지막에 하나로 엮이는 느낌에 중점을 두고 촬영했어요.”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여기어때의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이번 여름 캠페인 런칭 이후 줄곧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윤 매니저는 이 같은 수치 외에도 ‘가능성’에 더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수치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1시간 버전 광고, 노동요 버전, 노래방 버전 등을 제작하라는 요청이 이어지거나, 대형마트에서 흘러나오는 여기어때송을 따라 부르는 아이들을 보며 수치를 넘어서는 성과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광고는 사실을 전하는 것이 거짓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번 광고를 기획하면서도 여기어때가 대세 여행앱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죠. 그래서 이번 캠페인의 주 목적은 ‘여기어때가 바로 대세’라는 ‘대세감’을 주는 것이었죠.(웃음)”
강 팀장을 비롯해 이번 캠페인 성공의 주역들의 바람은 여기어때의 이번 캠페인이 오랜 기간 사랑받는 생명력의 사례가 되는 것이다.
“이제는 노래방에 음원으로도 등록돼 많은 분들이 직접 부를 만큼 인기를 얻고 있어요. ‘일요일엔 짜파게티’, ‘간때문이야 우루사’처럼 오랜 시간 기억될 수 있는 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행할 때’ 하면 ‘여기어때’가 떠오르는 ‘조건반사’수식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웃음)”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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