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곳곳 대나무꽃 핀 뒤 집단 고사..왜?

이형관 2022. 7. 21. 08: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창원] [앵커]

푸르름의 상징인 대나무 숲이 하동과 사천 등 경남 곳곳에서 말라 죽어가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실태 조사와 함께 원인 파악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동의 대나무 군락지입니다.

2~3m 높이의 대나무들이 잎과 줄기가 누렇게 말라 있습니다.

가까이서 살펴봤습니다.

만지면 부서질 정도로 댓잎은 바싹 말랐고, 줄기도 힘을 잃은 듯 활처럼 휘어졌습니다.

사시사철 푸름의 상징인 대나무가 집단으로 말라 죽는 겁니다.

[이덕자/하동군 북천면 : "(대나무가) 새파랗게 좋았죠, 싱싱하게. 예전에는 안 죽었는데 올해는 병이 와서 다 말라 죽었네요.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많이 죽고 있습니다."]

대나무는 보통의 식물과 다르게 꽃을 피운 뒤 대부분 말라 죽습니다.

'개화병'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입니다.

문제는 최근 경남과 전남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나무들이 갑자기 꽃을 피우고 집단으로 말라 죽는다는 점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달 사천과 하동, 밀양 등 경남 7개 시·군 대나무 숲 73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32곳에서 고사가 진행되고 있고, 17곳에서는 이미 집단 고사가 발생했습니다.

집단 고사 현상이 벌어진 대나무밭입니다.

말라 죽은 대나무가 하나 둘씩 쓰러지고 부러지자, 마을 주민들이 대나무를 아예 베어내 버렸습니다.

[배은지/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일부 국지적으로 작은 면적에서 발생했던 것이, 올해 같은 경우에는 산발적으로 큰 면적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게 문제점입니다."]

아직 대나무 개화와 집단 고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뿌리가 서로 얽혀서 벌어지는 '양분 부족 현상'과 겨울철 동해, 봄철 건조 등 급변하는 기후 변화 등을 원인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배은지/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 "영양분 부족으로 발생하는 개화와 최근 기후변화로 고온, 지난해 같은 경우는 동해, 이런 현상들이 많이 어우러져서 개화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하반기 실태 조사에 나서는 한편, 원인 파악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그래픽:박수홍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