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 총리, 고별연설에서 "다시 보자".. 무슨 뜻?

김태훈 2022. 7. 2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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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이 임박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마지막 고별 연설을 마무리하며 선보인 스페인어 인사말이 영국은 물론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고별 연설을 위해 의회 연단에 선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대응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여 두 가지를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다.

존슨 총리는 "세금을 줄이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영국을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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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로 "하스타 라 비스타"라고 인사
영어론 '나중에 다시 보자'(See you later)
"정치적 재기와 총리직 복귀 시사" 분석

“하스타 라 비스타, 베이비(Hasta la vista, baby)!”

퇴임이 임박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마지막 고별 연설을 마무리하며 선보인 스페인어 인사말이 영국은 물론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말을 영어로 옮기면 ‘나중에 다시 보자’(See you later)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들은 “존슨이 언젠가 총리직에 다시 돌아올 것이란 각오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 3년 전 존슨 총리에 의해 물러난 전임자 테리사 메이 전 총리(맨 오른쪽)가 그의 연설을 듣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고별 연설을 위해 의회 연단에 선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대응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여 두 가지를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우리 내각은 이 나라가 감염병을 이겨내고 또 다른 나라(우크라이나)를 야만으로부터 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며 “우리에게 부여된 임무는 대부분 성취되었다”고 말했다.

현재 집권 보수당에선 존슨 총리의 후임자를 뽑는 경선 열기가 뜨겁다. 후보는 존슨 총리에게 반기를 듦으로써 그의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한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 그리고 대(對)러시아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존슨 총리와 완전히 뜻을 같이하는 리즈 트러스 현 외교부 장관 이렇게 두 사람으로 압축된 상태다.

앞서 존슨 총리는 “차기 총리는 수낵만 아니면 된다”며 수낵 전 장관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바 있다. 이날 연설에서 그는 후임 총리를 위한 조언이라면서 “미국과 친하게 지내고, 우크라이나인들을 지지하며, 모든 곳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라”고 말했다. 누가 봐도 현재 영국 외교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트러스 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발언이다.

존슨 총리는 “세금을 줄이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영국을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또한 증세를 공약한 수낵 전 장관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재하는 마지막 내각 회의를 마친 각료들이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뒤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앞줄 가운데가 존슨 총리. 런던=신화연합뉴스
연설을 끝내며 존슨 총리는 의원들한테 “하스타 라 비스타, 베이비”라고 작별인사를 했다. 보수당 의원 대부분은 고별 무대라는 점을 의식해 기립박수를 보냈으나 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야유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마지막까지도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며 “그 헛소리가 그리울 것”이라고 조롱했다.

보수당 의원 중에서도 테리사 메이 등 일부 의원은 손뼉을 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존슨 총리의 전임자였던 메이 전 총리는 2019년 7월 당시 존슨 의원이 주도한 당내 반란의 결과로 총리직을 내려놓았다.

영국 일부 언론은 정치평론가들을 인용해 ‘나중에 다시 보자’는 존슨 총리의 인사는 총리직 재도전을 암시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하스타 라 비스타”라는 대사가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2’(1991)에 몇 차례 등장하는데, 그 영화의 가장 유명한 대사가 바로 “나는 다시 돌아온다”(I’ll be back)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존슨 총리 측은 이같은 추측을 부인했다. 총리실의 언론담당 비서는 “그것(‘하스타 라 비스타’)은 총리만의 작별인사 방식”이라며 “정치적 재기를 노린다는 건 순전한 억측”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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