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中 코로나19에 콜레라, 이번엔 흑사병까지..괜찮다고?

김민성 2022. 7. 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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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웨이보


■ 중국 올해 첫 흑사병 환자 보고…목축업 종사 40대

중국 네티즌들의 기사 조회 수가 빠르게 올라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흑사병(페스트) 환자가 지난 19일 확인됐습니다. 올해 들어 중국에서는 처음입니다.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목축업에 종사하는 45살 류 모 씨는 지난 12일 발열과 함께 무기증을 보이더니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네이멍구자치구 옆 닝샤회족자치구 인촨시로 옮겨 진 류 씨는 19일 닝샤 의과대학병원에서 흑사병으로 최종 확진됐습니다.

올해 처음 흑사병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닝샤회족자치구 인민정부는 19일 밤 11시를 기해 즉각 4급 응급대응태세(중국의 전염병 대응 체계 중 가장 낮은 단계)에 들어가 환자 치료는 물론 흑사병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되거나 확산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닝샤회족자치구 인촨시에서 흑사병 환자가 발생했다는 내용 (출처:웨이보)


흑사병은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입니다.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매개하는 감염병으로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한과 고열, 투통에 이어 현기증이 일어나며 의식이 흐려져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치사율은 30~ 60%로 알려져 있습니다.

14세기 중반 유럽을 강타해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바로 이 흑사병이었습니다.

■ "별거 아니야"·"매년 발생하는데…"…괜찮다고?

지난해 8월에도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목축업에 종사하는 55살 마 모 씨가 흑사병 환자로 확진됐습니다.

흑사병은 중국에서 갑종 전염병으로 분류도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데 해마다 발생하는 환자 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자료를 집계해 본 결과 지난 10년 동안 흑사병에 걸리는 사람은 16명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단 발병하면 치명률이 50%를 넘는 중증 전염병입니다.

이처럼 무서운 전염병인데도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전염병 발생에 대한 우려보다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훨씬 많았습니다.

"매년 발생하는데 뭐 별거냐"
"공포를 조장하지 마라"
흑사병 발생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 반응 (출처:웨이보·바이두)


물론 흑사병 발생 가능성이 낮은 측면이 있지만 3년 가까이 지속되고 변이의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염병에 대한 경계심이 무뎌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

■ 코로나19 첫 확진자 나온 우한에서는 갑종 전염병 '콜레라' 환자 발생

흑사병에 앞서 며칠 전에는 중국 후난성 우한시에서 관심을 끄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우한' 하면 장강이 흐르고 무역의 중심지라는 이미지보다는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곳이고, 중국에서 최초로 70여 일 동안 도시가 봉쇄된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곳인데요.
이곳에서 흑사병과 마찬가지로 갑종 전염병으로 분류되고 전염성이 매우 강한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9일 우한대학교 학생 1명이 설사와 발열, 구토 증세를 보였습니다. 최종 확인 결과 콜레라 확진자로 확인됐습니다.

11일에는 이 학생과 밀접접촉한 3명이 격리조치 됐습니다.

다음 날엔 우한대학교 기숙사가 봉쇄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하루 만에 봉쇄는 해제됐습니다.

그런데 3일 뒤인 지난 15일 우한시 홍산구의 한 시장에서 판매하는 식용 자라 4마리에서 콜레라 균이 확인됐습니다.

혹시나 대학생과 연관성 여부가 관심사였는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학교 (출처:바이두)


하지만 코로나19 기원을 놓고 WHO와 중국이 팽팽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2019년 말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확진자가 나왔던 만큼 콜레라에 감염된 학생과 시장에서 판매하던 자라와의 관련성 여부 등 이번 우한발 콜레라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콜레라는 흑사병보다 발생 건수가 많기는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266명으로 중국에서도 흔히 발생하지 않는 전염병입니다.

■ 中, 코로나19 1日 300명대 → 700명대 → 900명대…흑사병·콜레라 확산도 걱정해야 할 처지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지난 19일 중국 내 31개 성, 시의 유증상 확진자는 108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증상이 없는 감염자는 827명으로 , 유·무 증상 감염자를 합하면 전체 감염자 수가 935명입니다.

이달 초 매일 300명대이던 확진자가 며칠 전부터 700명대로 늘더니 이제는 900명을 넘어 천명 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국가는 물론 하루 수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 입장으로서는 큰 수치입니다.

확진자 분포도 지난 상반기 선전, 상하이, 베이징, 지린 등 대도시 위주였지만 지금은 20개 성, 시의 소규모 도시까지로 확산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도시 준 봉쇄를 실시한 중국 간쑤성 란저우시 거리 모습 (출처:바이두)


중국 중남부 안후이성과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서북부 간쑤성 등이 최근 핫스팟이 됐는데 서북부 간쑤성의 성도 란저우에서는 9천여 명이 격리됐습니다.

피서철 최고 관광지라 불리는 광시좡족 자치구 베이하이에서도 2백 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2천여 명의 관광객을 포함한 시민들이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이 같은 광범위한 확산은 BA.2.12.1 등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들이 10개 넘게 확인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는 지역들은 상하이, 베이징 같은 도시들에 비해 의료 체계가 부족하고 전염병 확산에 대처할 수 있는 여건이 미비해 코로나19 확산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규모 확산 가능성이 여느때보다 크다는 것입니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중국은 올여름 '코로나19' 와 '흑사병'에 콜레라까지. 이 3가지 전염병과 전투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김민성 기자 (ki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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