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후보자 2인으로 압축..인도계 前재무장관 vs 여성 외무장관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왼쪽)과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오른쪽). /연합뉴스

사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빈자리를 채울 후보가 2명으로 좁혀졌다. 인도계 엘리트 전 재무부 장관인 리시 수낙(42)과 강경 브렉시트 지지자 외무부 장관인 리즈 트러스(46)가 그 후보다.

20일(현지시각) 영국 보수당은 차기 총리가 될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리시 수낙과 리즈 트러스가 최종 후보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보수당 하원의원들이 참여한 투표에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은 137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113표를 얻었다. 그동안 줄곧 2위 자리를 유지했던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은 이날 105표를 얻는 데 그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수낙 전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이달 초 사표를 내며 내각 대탈출을 유발했고, 이 여파로 존슨 총리가 사임했다. 그는 영국 역사상 첫 비백인 총리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인도 재벌 IT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인 부인이 해외소득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아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으며, 영국 부자 순위 222위에 오를 만큼 지나치게 부유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트러스 장관은 대표적인 강경파로 유럽연합(EU)이나 러시아·중국 등에 강경대응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롤 모델로 삼고 있지만, 복장이나 사진 포즈까지 비슷하게 하는 등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은 현재까지 세금과 관련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트러스 장관은 수낙 전 장관의 세금 인상이 경기침체를 일으킨다고 비판하며 법인세 등을 인하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수낙 전 장관은 ‘트러스 장관의 계획은 동화 같다’며 재정건전성과 물가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두 후보는 전국에서 선고운동을 하며 당원 마음 사로잡기에 나선다. 이후 오는 9월 5일 최종 당선자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