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협회 이사사 합류한 텐센트..中 규제 피해 韓 왔나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중국 최대 게임기업 텐센트의 한국법인인 텐센트코리아가 한국게임산업협회에 이사사로 합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사이에서는 '중국 내 규제를 피해 한국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평가와 함께 판호(중국 정부의 사업 허가권) 역차별 문제도 거론되고 있으나 오히려 판호 문제를 해결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협회 이사사 텐센트코리아…국내 게임 현안 참여 전망
21일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코리아는 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이사사로 가입을 마쳤다.
현재 한국게임산업협회에는 총 76개의 게임 개발사와 유통사, 정보기술(IT)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있으며 회원사는 Δ부회장사 Δ이사사 Δ일반사로 구분된다. 이사사에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참여하고 있다.
이사사는 12개의 부회장사와 함께 6개월마다 이사회를 개최하고 Δ협회 연간 예·결산 승인 Δ협회 임원 선임 Δ주요 정책 승인 등에 참여한다. 매달 1회 열리는 간사협의회에도 참석해 운영위 안건 상정 및 정책 현안 대응에도 나선다.
텐센트코리아 측은 "국내 게임 산업에 기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에 가입했다"고 가입 배경을 밝혔다. 텐센트코리아는 협회의 회원으로 가입한 이상 자율규제 등 협회가 마련한 정책을 따르게 될 전망이다.
◇커지는 中 게임산업 규제…국내에서 활로 모색?
국내 업계는 중국 내 게임 규제가 강화되면서 텐센트가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활로를 찾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1년에 설립된 텐센트코리아의 뒤늦은 협회 가입 추진 시기가 중국 당국의 규제와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은 청소년 게임 중독을 문제 삼아 게임산업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을 일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한다고 밝혀 중국의 게임 관련 주식이 급락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코리아가 한국게임산업협회에 가입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협회 가입 시기가 중국의 게임 규제 강화 시점과 비슷해 국내로의 활로를 모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됐는데 자국에서 제대로 서비스하기가 어려우니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텐센트는 지난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게임을 퍼블리싱하기 위해 '레벨인피니트'라는 브랜드를 출범했다. 레벨인피니트는 국내에서 Δ천애명월도M Δ백야극광 등을 서비스 중이다.
◇"판호 역차별 아냐?"…"판호 문제 해결 실마리될 수도"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은 중국의 판호 발급 제한으로 중국 진출이 어려운데 중국 기업은 쉽게 국내로 진출하는 것 아니냐'며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텐센트 역시 중국 당국의 규제를 받는 민간기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중국국가신문출판서가 발급한 67개의 판호에서도 텐센트의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 게임 업계는 오히려 텐센트코리아의 한국게임산업협회 가입이 중국 판호 문제를 해결하는 물꼬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경우, 중국 기업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판호를 이끌어낼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게임회사들은 북미나 유럽 지역에서 인지도가 낮은데 글로벌 영향력이 큰 텐센트와 국내에서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주면 국내 게임의 글로벌 진출이 더 수월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판호 발급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게임 업계 대표들 역시 지난 1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판호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업계에서 요구하는 판호 발급 확대를 위해 외교부 및 경제부처와 협력해서 판호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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