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접고 회삿돈 횡령하고.. 신뢰 잃은 바이오
[편집자주]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사태 속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바이오주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반적인 주식시장 침체에 일부 기업의 횡령·배임 사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치료제 개발 중단 등의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기업공개(IPO) 열풍도 차갑게 식었다. 상반기 IPO에 성공한 바이오기업은 단 4곳에 불과하다.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바이오주가 반등할 지 업계 현황을 살펴봤다.
①52주 신저가 속출… 죽 쑤는 제약바이오
②개발 접고 회삿돈 횡령하고… 신뢰 잃은 바이오
③"일단 상장하고 보자" 줄줄이 대기 중인 바이오 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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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 대한 저평가는 업계가 스스로 불러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5년 도입한 기술특례상장 요건으로 약 17년간 100개에 육박하는 바이오 벤처들이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한 곳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신약개발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신약개발에 연구와 임상시험 등을 포함해 1조원 이상의 자금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바이오 벤처가 성장하기 위해선 IPO가 필수적인데 정부가 제도적으로 기술특례상장을 도입한 이유가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연구 경쟁력과 미래 가치를 기반으로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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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티슈진은 자체개발 후 2017년 국내 판매허가를 획득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허가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와 실제 구성 성분이 다른 것으로 밝혀지며 국내 판매가 잠정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주식 거래정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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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유무형의 성과를 낸 곳은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과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임상 3상에 진입한 유바이오로직스뿐이다.
제넥신은 지난 3월 코로나19 백신 'GX-19N' 임상 2·3상을 자진 철회했고 HK이노엔도 공식적으로 개발을 중단했다. 치료제의 경우 일동제약 정도를 제외하면 개발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백신·치료제 개발을 지속하지만 개발 동력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주가를 대표하는 KRX 헬스케어지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투자자들은 물론 대중의 관심과 신뢰를 잃고 있다는 방증이다. 관련 지수는 2020년 초 2915.31에서 같은 해 연말 5517.31로 약 90%가 급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한 3074.15(7월12일 기준)를 기록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10% 수준이다.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약개발 기업으로선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면서 "여러 사태로 기업들이 다시 한번 신뢰와 투명한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제약바이오는 데이터로 말해야 한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 신뢰의 첫 번째 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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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angks67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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