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빼려고 해도..현대차 "급성장하는 中시장 포기못해"
베이징현대, 2017년 한한령 여파로 차량 판매량 감소세
라페스타·넥쏘 등 친환경차로 반전 노려..연내 1.2조 증자 中>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은 현대자동차(005380)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현대는 중국시장에서 한때 연간 115만대에 육박하는 차량을 판매했지만 2017년 우리나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여파로 차량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친환경차를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2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의 올해 상반기 중국시장 차량 판매량은 9만4158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9만4085대) 대비 52% 하락한 수치다. 베이징현대의 현지 시장점유율도 하락세다. 베이징현대의 지난 6월 시장점유율은 0.8%로 전년대비 1.2%포인트 떨어졌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의 해외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법인이다. 베이징현대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1조129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1조1520억원)과 비교해 손실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조단위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수교 10년 만인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미국 완성차업체의 공백과 일본 토요타의 대규모 차량 리콜 사태 등을 계기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베이징현대는 2013년 중국시장에서 차량 판매량 100만대를 넘기며 중국 진출 자동차 외자합작기업으로서 최단기 100만대 판매 클럽에 진입했다. 베이징 현대는 이 기세를 몰아 2016년 114만2016대로 차량 판매량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 베이징현대는 한한령 여파와 베이징현대의 브랜드 포지셔닝과 제품 전략 등이 통하지 않으면서 차량 판매량이 감소했다. 베이징현대는 저변 확대를 위해 엘란트라와 쏘나타 등 일부 차량을 택시로 공급했는데 택시 모델을 승용차로 선호하지 않는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베이징현대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2017년 78만5006대 △2018년 79만177대 △2019년 66만2590대 △2020년 44만6082대 △2021년 36만565대로 매년 감소했다.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현지 5개 차량 생산공장 중 하나인 베이징 1공장을 중국 전기차업체에 매각했다.
中,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 급증…전년比 121%↑
베이징현대는 중국 전용 전기차 라페스타 신형과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등 친환경차시장 성장이 가파르다는 점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247만400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자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힘입은 영향이다.
이를 위해 베이징현대는 연내 60억위안(약 1조2000억원)을 수혈한다. 현대차와 베이징차가 베이징현대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는 만큼 증자 역시 절반씩 부담한다. 베이징현대는 연내 라페스타 신형과 넥쏘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는 넥쏘 출시를 위해 베이징 신에너지차 면허를 획득해 중국당국의 규정을 충족했고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서 넥쏘 테스트 주행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베이징현대는 내년에 중국 전용 전기차 2개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베이징현대는 오는 2025년까지 중국시장 차량 판매량 52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지난해 약 2150만대의 차량이 판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시장”이라며 “현대차가 변화된 중국시장 상황을 고려해 현지 전략모델의 상품성을 강화하고 넥쏘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투입하며 달라진 브랜드 위상을 중국시장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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