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상승에..인천 배 농가들 "비료 사기도 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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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비료 많이 주고 애지중지 잘 키우고 싶어도 말처럼 쉽지 않네요."
지난 19일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 과수원에서 만난 작목반장 윤태식(53)씨는 무더운 날씨에도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배나무 소독 작업을 하고 있었다.
농촌진흥청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배 농가 1천㎡당 생산비는 2018년 516만5천원에서 작년 722만2천원으로 3년 만에 28.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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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좋은 비료 많이 주고 애지중지 잘 키우고 싶어도 말처럼 쉽지 않네요."
지난 19일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 과수원에서 만난 작목반장 윤태식(53)씨는 무더운 날씨에도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배나무 소독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윤씨의 아버지가 라디오 음량을 크게 틀어놓고 농장의 불청객 까치를 쫓아내며 간간이 아들을 도왔다.
윤씨 아버지는 1970년대부터 수산동 일대에서 배 농사를 짓기 시작해 당도가 높은 '남동배'를 50년 넘게 생산한 베테랑 농사꾼이다. 이들 부자는 현재 면적 5천300㎡ 규모의 이곳 농장에서 배나무 290그루를 키우고 있다.
배 농사는 5월부터 6월까지 열매를 솎아내고 봉지로 감싸는 작업이 끝나면 7월은 비교적 여유로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윤씨는 "인건비 상승과 함께 농약과 각종 비료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며 "생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2∼3년 전만 해도 하루 일당 9∼10만원이면 사람을 구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13∼15만원씩 줘야 겨우 구할 수 있었다"며 "일손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게다가 올해 추석은 9월 10일로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예정돼 있어 농민들은 배 출하 시기를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17년째 배 농장을 운영 중인 김태섭(71)씨는 "조생 배 말고는 추석 연휴까지 과일이 제대로 익지 않을 수도 있다"며 "올해 전체적인 농사 흐름이 엉망"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비료를 사러 가면 가격이 곱절은 올라 있어 덜컥 겁부터 난다"며 "수지 타산이 안 맞아 차라리 농사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농촌진흥청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배 농가 1천㎡당 생산비는 2018년 516만5천원에서 작년 722만2천원으로 3년 만에 28.5% 증가했다.
생산비 중 비료·농약과 기타 재료비 등이 포함된 경영비도 2018년 273만2천원에서 지난해 351만5천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배 농가의 총수입 대비 소득을 나타내는 소득률은 55.1%에서 49.1%로 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도 물가 상승이 뚜렷해 농민들의 생산비 부담은 더욱 커진 실정"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 중인 비료 가격 안정 지원 사업에 따라 비룟값 지원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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