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무덤 된 기회의 땅.."공장 헐값에 내놔도 안 팔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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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중국 소비시장이 많이 죽었어요. 박람회나 행사도 거의 없어져서 영업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고, 공장이 멈추기도 하고 정말 상황이 좋지 않죠. 타국에서 무슨 고생인가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아요. 그래도 그동안 노력한 게 있으니까 어떻게든 기회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설비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B사의 김진혁(가명)씨는 "회사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수준이라 매출이 하락해도 이 시장을 떠날 수 없는 처지"라며 "코로나19 이후 본사와 소통도 확실히 어려워지고, 최근 2년 간 엔지니어 숫자도 절반 정도 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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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장기화로 中내수 시장 침체
박람회·행사 등 영업창구도 사라져
韓기업 中법인 15년새 10분의 1로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중국 소비시장이 많이 죽었어요. 박람회나 행사도 거의 없어져서 영업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고, 공장이 멈추기도 하고 정말 상황이 좋지 않죠. 타국에서 무슨 고생인가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아요. 그래도 그동안 노력한 게 있으니까 어떻게든 기회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많은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의 강력한 방역정책과 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소상공인일수록 피해는 더 컸다. 옷을 팔다가 식당으로 전환하기도 하고, 그마저도 어려우면 폐업 하거나 작은 도시로 옮기기 일쑤다. 상하이에선 봉쇄기간 영업을 하지 못한 일부 한식당들이 관리비를 내지 못해 전기가 끊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날 찾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한국중소기업서비스센터 분위기도 썰렁했다. 이곳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코트라 지원으로 운영되는데 현재 한국 진출 기업을 위한 사무실 17곳 중 10곳만 입주해 있는 상태다. 이곳에 입주하려는 한국기업은 여전히 많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입국하지 못하면서 사무실을 비워 둬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이 발을 빼기도 어렵다. 중국에 진출할 때는 좋은 인재를 파견하고 대규모 투자를 하지만 전략을 바꾸거나 철수할 때는 대기업만큼 좋은 조건으로 협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A사의 중국법인 책임자인 이경주(가명)씨는 기자와 만나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스마트폰 공장 등을 철수한 후 매출이 줄어 공장을 비워두고 팔려고 내놓은 지 몇 년이 지났는데 계약이 계속 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설비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B사의 김진혁(가명)씨는 “회사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수준이라 매출이 하락해도 이 시장을 떠날 수 없는 처지”라며 “코로나19 이후 본사와 소통도 확실히 어려워지고, 최근 2년 간 엔지니어 숫자도 절반 정도 줄였다”고 말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전략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영화 베이징한국창업원 원장은 “예전처럼 한국에서 물건만 가져오면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중국에는 아직 기회가 많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스마트폰 공장을 접고 반도체에 집중하듯 중국의 소비 수준이 높아진 만큼 중소기업들도 새롭게 달라진 시장이라 생각하고 뛰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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